[한국인 인질 19명 전원 석방] 41일만의 희소식… 3~4명씩 풀려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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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단과 탈레반 무장세력이 28일 4차 대면협상을 통해 한국인 인질 19명을 석방키로 합의함에 따라 사상 최대 한국인 피랍사태가 41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피랍 인질들은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될 전망이다.
정부는 배성규 목사와 심성민씨 피살 이후 탈레반의 추가 살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피말리는 협상과 대화를 통해 나머지 인질을 무사히 귀환시킬 수 있게 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수 차례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피랍자 가족들도 불안과 초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석방조건이다.
탈레반 죄수-인질 맞교환을 고수했던 탈레반이 이를 철회하고 한국군의 연내 철군과 선교활동 중단 등으로 조건을 선회한 배경이나 한국 정부가 물밑으로 몸값 지불을 약속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철군·선교활동 중단 등이 조건
정부가 피랍인질 19명의 전원석방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군사작전을 배제한 가운데 인내심을 갖고 탈레반을 설득하는 '대화'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피랍사태 초기에 2명의 인질이 살해되는 아픔을 겪긴 했지만 정부는 국내외에서 거론돼 온 군사작전을 통한 인질구출이 더 많은 희생을 초래할 것이라고 냉정히 판단하고 탈레반 측과 직·간접 협상을 이어온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정부는 이날 인질 전원석방의 조건으로 △아프간 파견 한국군의 연내 전원 철수△아프간에서 일하는 한국 민간인 8월 내 전원 철수△아프간에 기독교 선교단을 다시는 보내지 않을 것 등을 탈레반에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군 철군은 당초 올 연말까지 예정돼 있던 계획이어서 전혀 새로울 게 없으며,나머지 두 가지 조건도 의외로 까다로운 조건이 아니라는 평가다.
우리 정부는 초기단계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 및 국방부 장관이 나서 아프간에 파병된 동의,다산부대의 연내 철군 의지를 잇따라 천명해 왔다.
또한 탈레반은 아프간 현지에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입국한 23명의 피랍자들이 선교활동 목적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기 때문에 예상 외로 큰 조건은 아닌 셈이다.
◆탈레반,명분과 실리는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23명을 무더기로 납치하면서부터 같은 이슬람권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석방 압력을 받아왔음에도 인질 2명을 살해하고 협상의 주도권을 쥐어왔다.
인질 석방의 최대 조건은 탈레반 죄수 23명-인질 23명의 맞교환이었다.
그런데 4차 대면협상에서는 이를 철회했다.
탈레반 협상대표인 카리 바쉬르는 4차 협상 직후 파지와크 아프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요구해 온 탈레반 죄수 석방요구를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질 2명을 살해한 뒤 협상시한을 번번이 내걸고 추가 살해위협과 경고를 했던 행태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탈레반은 무엇보다 '명분'을 중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의 경우 미국과 아프간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있고,한국 정부의 능력 밖이란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요구가 사실상 좌절된 만큼 탈레반으로선 차선책을 택한 셈이다.
한편 이번 협상에는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 고위 관료 2명이 '증인'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피랍 인질들은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될 전망이다.
정부는 배성규 목사와 심성민씨 피살 이후 탈레반의 추가 살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피말리는 협상과 대화를 통해 나머지 인질을 무사히 귀환시킬 수 있게 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수 차례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피랍자 가족들도 불안과 초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석방조건이다.
탈레반 죄수-인질 맞교환을 고수했던 탈레반이 이를 철회하고 한국군의 연내 철군과 선교활동 중단 등으로 조건을 선회한 배경이나 한국 정부가 물밑으로 몸값 지불을 약속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철군·선교활동 중단 등이 조건
정부가 피랍인질 19명의 전원석방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군사작전을 배제한 가운데 인내심을 갖고 탈레반을 설득하는 '대화'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피랍사태 초기에 2명의 인질이 살해되는 아픔을 겪긴 했지만 정부는 국내외에서 거론돼 온 군사작전을 통한 인질구출이 더 많은 희생을 초래할 것이라고 냉정히 판단하고 탈레반 측과 직·간접 협상을 이어온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정부는 이날 인질 전원석방의 조건으로 △아프간 파견 한국군의 연내 전원 철수△아프간에서 일하는 한국 민간인 8월 내 전원 철수△아프간에 기독교 선교단을 다시는 보내지 않을 것 등을 탈레반에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군 철군은 당초 올 연말까지 예정돼 있던 계획이어서 전혀 새로울 게 없으며,나머지 두 가지 조건도 의외로 까다로운 조건이 아니라는 평가다.
우리 정부는 초기단계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 및 국방부 장관이 나서 아프간에 파병된 동의,다산부대의 연내 철군 의지를 잇따라 천명해 왔다.
또한 탈레반은 아프간 현지에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입국한 23명의 피랍자들이 선교활동 목적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기 때문에 예상 외로 큰 조건은 아닌 셈이다.
◆탈레반,명분과 실리는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23명을 무더기로 납치하면서부터 같은 이슬람권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석방 압력을 받아왔음에도 인질 2명을 살해하고 협상의 주도권을 쥐어왔다.
인질 석방의 최대 조건은 탈레반 죄수 23명-인질 23명의 맞교환이었다.
그런데 4차 대면협상에서는 이를 철회했다.
탈레반 협상대표인 카리 바쉬르는 4차 협상 직후 파지와크 아프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요구해 온 탈레반 죄수 석방요구를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질 2명을 살해한 뒤 협상시한을 번번이 내걸고 추가 살해위협과 경고를 했던 행태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탈레반은 무엇보다 '명분'을 중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의 경우 미국과 아프간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있고,한국 정부의 능력 밖이란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요구가 사실상 좌절된 만큼 탈레반으로선 차선책을 택한 셈이다.
한편 이번 협상에는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 고위 관료 2명이 '증인'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