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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하마 '일렉히포'로 특허 획득

매년 여름마다 천둥ㆍ번개를 동반한 유난스러운 폭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낙뢰사고와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낙뢰로 인한 골프객ㆍ등산객과 공사장 인부의 사망사고, 지하철 운행 중단 사고, 기업의 정전사고 등 피해소식이 연일 뉴스를 탔다.

하지만 아무리 예측 불가능한 낙뢰사고라도 최소한의 안전 방어막이 갖춰져 있다면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낙뢰를 유도하는 피뢰침과 절연시설 등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용진기업(대표 허 용 www.yongjingiup.com)이 지난 2005년 출시한 이온방사형 광역피뢰침 '일렉히포(ElecHippo)'는 피뢰침 '국산화 1호'인 특허제품이다.

전기배관과 접지자재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최상원 박사팀과 손잡고 3년여의 공동연구 끝에 이 제품을 개발했다.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일렉히포'는 낙뢰가 치기 전과 친 후의 두 가지 상황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똑똑한' 제품이다.

특히 무(無)전원 공급방식을 채택해 별도의 전원이 필요 없고, 낙뢰가 계속 발생해도 연속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보호 범위가 넓은 만큼 기존 피뢰침보다 적게 설치할 수 있으며 미려한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에 현대식 건물과 미적 조화를 이룬다는 장점까지 지녔다.

'일렉히포'는 보호반경에 따라 'S800'과 'S1200' 두 가지로 출시됐으며, 회사 측은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대로 생산하는 주문생산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진기업은 낙뢰가 많은 동남아 지역과 내년 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북경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진행 중이다.

또 올해 러시아에서 30만 달러 상당의 제품 공급계약을 성사시켜 현지 수출의 물꼬를 텄다.

국내에서는 군부대에 설치된 기존 1800여 개의 피뢰침을 '일렉히포'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이 회사는 광역피뢰침 외에도 뇌격량을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낙뢰계수기와 기존 접지동판에 주름을 넣어 방전을 용이하게 한 절곡형 동판(실용신안 획득)을 개발, 낙뢰방지 전문업체로서 입지를 단단히 구축하고 있다.

용진기업은 1984년 설립된 전기배관 생산업체 '의진금속'이 전신으로 1992년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피뢰침 분야에 진출했다.

이 회사의 효자사업인 전기배관자재 분야에서는 일반 건축용 자재에서부터 각종 플랜트ㆍ발전소와 지하철ㆍ도로ㆍ항만 등에 사용되는 전기 자재까지 약 250여 종의 제품을 독자 기술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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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허용 대표

"도전의식 바탕으로 '상생경영' 펼것"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피뢰침 분야 진출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전기배관자재 사업과 낙뢰방지자재 사업 두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는 용진기업의 허 용 대표. 그는 기업경영을 '철새의 이동'에 비유하는 독특한 경영론을 펼쳤다.

"철새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며 환경변화에 온 몸으로 적응해야 살아남듯이 회사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히 반응하지 않으면 도태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허 대표는 직원을 채용할 때도 지금 당장 필요한 인재보다 앞으로 필요한 인재가 될 사람인지를 먼저 파악한다.

용진기업의 인재상 역시 '변화와 도전을 즐길 줄 아는 배포를 가진 사람'이다.

"혼자 잘 먹고 잘 살려는 마음이었으면 회사를 차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허 대표는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직원과 매출처, 매입처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상생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대표는 "지금의 용진기업을 일군 9할의 힘은 십 수 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지방의 중소업체들"이라며 "이들 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차별화된 역량을 가진 선진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