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다가온다.

이제 가벼운 여름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무게있고 중후한 가을 남자로 변신을 시도해볼 때다.

비즈니스 모임에 자신감있게 등장할 수 있는 정장 스타일을 패션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남성복은 역시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블랙,그레이 컬러의 슬림한 정장이 대세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퓨처리즘(미래주의)이 느껴지는 절제된 장식과 반짝이는 포인트 액세서리를 이용한 코디법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일모직의 이은미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화이트·블랙·그레이 같은 모노톤으로 매치하면 더욱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며 "어두운 그레이 정장 바지에 블랙 폴라 스웨터를 입고,밝은 그레이 재킷을 매치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장 라펠의 폭이 좁아지고 싱글 버튼이나 투버튼이 많아졌으며,젊은 취향을 반영한 슬림한 실루엣을 강조한 디자인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턱시도 느낌을 가미한 블랙,네이비 블레이저 재킷에 화이트 셔츠,그레이 컬러의 울팬츠를 함께 입으면 젊고 도회적인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화이트 컬러나 타이 컬러와 비슷한 포켓 스퀘어를 꽂으면 고급스러운 포인트 장식이 될 수 있다.

공식적인 비즈니스 석상에는 짙은 회색이나 청색의 원 버튼,투 버튼 정장에다 깔끔한 흰 셔츠와 붉은색의 넥타이로 포인트를 줘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모습을 연출해 보자.이때 검은색 구두를 신으면 전체적으로 색감이 칙칙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끈 대신 버클이 달린 갈색 구두를 신어보는 것도 산뜻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정장의 소재로는 150수 이상의 원단이 제격이다.

몸에 착 붙는 편안한 착용감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

소프트 그레이 울 재킷은 올 가을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예견된다.

모든 옷에도 잘 어울리는 특성 때문에 패션 트렌드와 거리가 먼 남성들에겐 요긴한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브리티시 룩의 유행이 돌아오면서 4년 전에 이름을 날렸던 체크무늬 재킷도 유행 아이템으로 부각됐다.

옅은 베이지톤과 브라운톤,짙은 와인 컬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체크 재킷이지만 과거와 달리 원 버튼이나 투 버튼으로 매우 슬림한 라인으로 나왔다는 차이가 있다고.

그레이 슈트 중심의 코디법도 추천한다.

다크 그레이 슈트에 화이트·블랙 등의 모노톤 셔츠를 입고,절제된 장식이 들어간 폭이 좁은 내로우 타이를 맨다면 올 가을 유행을 제대로 섭렵한 패셔니스타로 등극할 수 있을 것.

한편 버튼 라인이 두겹인 더블 브래스티드 슈트도 시도해 볼 만하다.

단 글렌 체크(가로 세로로 줄을 겹쳐 넣은 전통 영국식 체크)무늬 등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자아내는 더블 브래스티드 슈트를 입을 때는 재킷의 라펠이 끝이 뾰족한 디자인을 선택하면 올드한 느낌을 피할 수 있다고.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