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제약분야에 특화된 리서치 업체를 창업해 10년간 경영해온 파맥스의 송명림 대표(43·사진)가 회사를 다국적 광고회사인 오길비앤매더그룹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은 리서치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정보기술(IT) 분야 벤처기업의 전형적인 인수·합병(M&A) 모델인 '창업·육성·매각'의 과정을 밟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송 대표는 29일 "최근 오길비앤매더그룹의 자회사인 오길비 헬스월드에 지분 70%를 넘기고 회사 이름을 파맥스 오길비 헬스월드로 바꿨다"고 밝혔다.

최소 5년간 파맥스 오길비 헬스월드의 경영을 송 대표가 맡는다는 조건으로 계약됐다.

오길비의 파맥스 인수는 통상적인 M&A와 달리 '언아웃(Earn Out)'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길비는 송 대표에게 일정액을 초기 계약금으로 준 뒤,5년간 회사 수익의 일정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다. 오길비 측은 이러한 계약에 따른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최소 5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오길비는 파맥스를 인수하기 위해 2004년부터 줄기차게 '러브콜'을 보내오다 3년 만에 계약을 이끌어 냈다.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인수를 위한 기업실사도 단 1주일 만에 끝냈다.

이는 파맥스가 한국에 진출한 화이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MSD,사노피-아벤티스,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에 대한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도맡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에드워즈 오길비 헬스월드 아시아태평양 회장은 "한국의 제약시장은 연간 8조원 규모(2006년 기준)로 세계 10위권 수준"이라며 "의약분업·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연 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파맥스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글로벌 영업력을 갖춘 오길비와의 합병을 통해 국내 시장 1위는 물론 아시아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파맥스 오길비 헬스월드는 2008년 100억원,2011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