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지는 1991년 설립 후 10여년간 소형 모터(유도전동기) 시장이라는 한 우물만을 파 온 중견 기업이다.

모터의 회전축에 기어(속도조절기구)를 부착해 기존 모터보다 회전력을 크게 강화시킨 기어드(geared)모터가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기어드모터는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와 사무용기구(OA),의료기구 등 각종 산업용기부터 냉장고와 자동문 공기청정기에 이르기까지 적용 분야가 매우 광범위한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에스피지는 현재 국내 주요 기어드 모터제품의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대우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노키아 GE 스미토모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기업이 에스피지의 주 고객사다.

하지만 에스피지는 2006년 순손실 45억원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매출은 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139.1% 급감했다.

이준호 에스피지 대표이사는 "지난해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모터기기의 주 원자재인 구리와 아연 알루미늄의 가격 폭등과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 상반기 주력 제품들의 매출 증가와 원가 절감 등으로 실적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 올해 목표인 매출 650억원(전년 대비 23.3% 증가),영업이익 50억원(117.3%)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스피지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19억원,순이익 20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코스닥기업 중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 1위(1만315%)에 올랐다.

에스피지는 2005년 7월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프리미엄급 고효율 기어드모터 개발' 신규 지원과제 사업자로 선정된 뒤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로부터 6년간 54억원 규모를 지원받는 사업으로,2008년 시행될 에너지 최저효율제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모터보다 에너지 효율을 10% 이상 끌어올린 신제품이 오는 연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고배당주로도 꼽히는 에스피지는 2002년 상장 후 매년 꾸준히 현금배당을 해오고 있다. 올해도 주당 200원 이상의 현금배당이 예상된다. 기관들도 꾸준히 매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소형 고배당 종목을 선호하는 신영투신운용의 지분율이 11%대에 이른다.

주가는 최근 3개월간 64% 오르며 현재 5800~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 대표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45% 선으로 높아 상대적으로 유통물량은 적은 편이다. 이 대표는 "유통주식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 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어,유동성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유무상 증자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