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제지업체인 한솔제지가 종이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솔제지는 최근 서울지류유통 지분 32.6%를 사들여 기존 보유지분 4.95%를 포함해 37.55%를 확보,경영권을 인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와 관련,서울지류유통은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한솔제지 경영지원본부장인 정광택 부사장을 사장(겸직)으로 선임했다.

1993년 설립된 서울지류유통은 지난해 720억원의 매출을 기록,종이 유통분야에서 업계 선두권 기업으로 꼽힌다.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연간 8만~9만t의 각종 종이류를 공급하고 있으며 서울 성수동과 경기도 파주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서울지류유통이 판매하는 종이의 50% 정도를 공급했다.

한솔제지는 이와 함께 종이를 이용해 포장지를 만드는 패키지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제지산업의 수직 계열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솔제지가 종이 판매사업에 진출한 것은 시장이 유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종이의 수입 급증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사전에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제지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울지류유통을 인수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제지 메이커들이 공동 출자 방식으로 대형 유통회사를 설립,안정적으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어 수입지의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솔은 또 유통회사 진출을 통해 생산-판매-재고 관리를 통합적으로 관리,차별화된 고객서비스가 가능하고 물류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제지회사와 유통회사들이 별도로 물류 및 재고 관리를 함으로써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더구나 소규모 유통회사가 많아 물류나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회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제지사는 단순히 종이를 공급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면서 "제지회사들의 유통사업 진출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