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개별 아파트들이 똑같이 네모 반듯한 성냥갑 모양으로만 디자인된 주거단지는 서울시의 건축 승인을 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0년부터는 단지 배치와 건물 외벽 디자인은 물론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한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29일 획일화된 아파트와 고층 건물의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건축심의 개선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이 대책은 △아파트 단지 배치 △아파트 단지 내 동별 층수 △주상복합 아파트 디자인 △아파트 상층부와 저층부 디자인 △하천변 아파트 디자인 등 5가지 부문을 다양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건축물과 비슷한 디자인은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도록 하는 등 심의 기준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서울시의 공공 디자인 개선 대책에 따라 1000가구 또는 10개동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을 경우 전체 동의 30% 이상은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해야 한다.

아파트 10개동을 지을 경우 최소한 3개동은 나머지 7개동과 다른 형태의 외관으로 디자인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시는 건축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한 단지에 고층과 중층,저층 등 다양한 층수의 아파트를 균형있게 배치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똑같은 높이로 주로 건설돼 왔던 아파트 층수도 조망권,건물 기능 등에 따라 다양해진다.

다양한 형태의 외벽을 만들기 위해 아파트 벽면의 발코니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것도 최대 70%로 제한된다.

다만 발코니 위치를 바꾸거나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설계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벽면 발코니 제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형,X형,Y형 등 점차 획일화되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도 개별 단지별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해야 한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이번에 마련한 건축심의 개선 대책은 시공비용 증가 등의 요인이어서 건축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우선 다음 달부터 6개월간 시범적으로 운영해 볼 것"이라며 "시범 운영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