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을 살리기 위해 어머니들이 뭉쳤다.

특색 있는 좋은 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소속 학부모 30여명은 최근 우수학교 탐방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우수학교를 벤치마킹해 자신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육환경 등을 하나둘씩 개선하겠다는 것.이들이 첫 탐방학교로 정한 곳은 서울 강북의 상계고와 충남 천안 북일여고.

상계고는 학교장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에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학교의 김재환 교장(57)은 '학원에 아이들을 빼앗기지 말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위해 김 교장은 학년별 자율학습실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안면이 있는 국회의원을 찾아가 재정지원을 부탁한 끝에 2억원을 확보,학년별 독서실을 탄생시켰다.

'반딧불이공부방'이라 이름 붙여진 이 독서실은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따라서 학원을 마친 학생들이 다시 이곳으로 와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

밤 10시까지는 교감선생님이,12시까지는 학부모들이 학습 분위기를 잡아준다.

이 학교는 지난해 졸업생 500명 중 10명을 서울대에 합격시켰다.

서울 강북 지역 학교 중 두 번째로 많은 수다.

2005년 5명에 비해서는 두 배 늘었다.

한화그룹이 1997년 설립한 북일여고는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통해 논술에 강한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4년 전부터 일주일에 3시간씩 독서토론 시간을 마련해 지도하고 있다.

2006학년도 서울대의 고교별 논술 평균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 합격자들의 논술 평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직접 선생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 학교 신현주 교장은 "학생이 수업을 선택하니 선생님들끼리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제도 도입 2년 만에 수업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

배명고 2학년 김희재 어머니 정정화씨(47)는 "상계고가 척박한 땅에서 일궈낸 성과라면 북일여고는 든든한 재정 지원 속에서 소신을 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탐방 시리즈를 기획한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앞으로 일곱 차례 더 우수학교 탐방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