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 꽃게'로 유명한 충남 서산 일대는 요즘 오징어 시장에 몰려드는 어민과 손님으로 북적인다.

꽃게 금어기인 7∼9월 열리는 오징어 시장이 꽃게 못지 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기간은 특별한 어획물이 없는 비수기였지만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난류성 어족인 오징어가 서해안을 따라 서산까지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성업 중인 어선 150여척은 동해안,남해안,제주도 등에서 오징어를 따라 온 외지 배다.

오징어철이 마감되는 추석 전에 모두 고향으로 돌아간다.

서산수협안흥판매사업소의 유일한 경매사인 김부국씨(33)는 "오징어 물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 가격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만4000원 선이던 죽은 오징어 한 상자(20미) 가격은 올해 1만원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김 경매사는 "따뜻해진 수온 덕분에 새 어종인 오징어가 많이 잡혀 여름철에도 일손이 달리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산에서는 또 3년 전 봄부터 난류성 어류인 아귀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항구에 들어오는 어선들이 아구를 15상자(20kg) 정도 잡아오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40상자를 웃돈다.

최근 몇 년 새 아열대성 기후가 두드러지면서 어업 주산물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목포 앞바다에서도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3∼4년 전부터 조기가 대량으로 잡히고 있는 것.2003년 2500t에 그쳤던 목표수협의 조기 거래량이 지난해에는 7500t으로 200% 불어났다.

보통 추석 이후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조기철이지만 올해는 8월 하순부터 조기잡이 배가 출항하고 있다는 게 목포수협 측 설명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