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중국 주식을 샀는데 어느 새 10억원으로 불어났어요.

앞으로 20년간 전혀 팔 생각이 없습니다."

최제신 서울증권 도곡지점장(39)은 중국 주식투자 고수로 꼽힌다.

최 지점장이 중국주식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공교롭게도 증권맨의 국내 주식거래를 금지한 규정 때문이다.

" 인센티브 등으로 목돈이 생겼는데 국내 주식매매는 원천적으로 막혀있어 중국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주위에서는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투자를 확대하는데다 중국 기업의 고성장성을 믿고 베팅을 했죠."

최 지점장은 2003년 하반기에 해외계좌를 튼 후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생명 등을 샀다.

당시 24 홍콩달러에 매입한 차이나모바일은 현재 5배가 뛰었으며 매입가격이 4.9홍콩달러였던 차이나생명보험은 700% 급등했다.

2005년 9월부터는 중국투자 전문 증권사를 통해서도 10개 종목에 5억원을 분산투자했다.

1년도 채 안 된 8월 말 현재 수익률은 120%에 달한다.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안목을 높이기 위해 2005년 말 개인 비용으로 상하이를 방문해 평소 친분이 있던 현지 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는 열성까지 보였다.

그는 철저하게 홍콩 H주를 통해 중국주식을 사고 있다.

"H주에 상장돼 있는 기업들은 중국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우량주들로 상하이나 선전 B주에 비해 리스크가 작습니다.

게다가 B주는 결제가 미달러베이스여서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없는 한계가 있죠."

그는 철저하게 중국 독과점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무제표를 분석해 투자 대상을 골라낸다.

전기 전자 자동차 등 경쟁상황에 따라 실적이 급변할 수 있는 종목은 철저히 배제하고 통신 철강 업종 1위 업체들과 베이징 올림픽 특수 수혜주인 차이나푸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주식이 단기 과열양상을 보이자 주요 매입 종목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단기 급등 종목들이 많아 요즘엔 조심스런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실채권 우려가 높은 은행주들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위험한 업종이라고 생각해요.

성장업종 2위권 중 실적에 비해 안 오른 저평가주들을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거래 급증현상과 관련,그는 "한 업체에 '몰빵'하지 말고 철저하게 여유자금을 가지고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며 "국내시장과는 달리 단기적 접근으로는 승산이 없는 만큼 노후저축으로 여기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