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여성으로 선정됐다.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세계의 파워우먼 100명'을 뽑은 결과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정치력과 뚝심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각국의 동의를 이끌어 낸 데 이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는 교착 상태에 있던 EU헌법 합의안을 미니 조약 형태로 살려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중국의 우이 부총리는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위안화 절상 관련 담판을 짓는 등 민감한 경제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국가가 주도하는 해외투자 전문 펀드)인 테마섹의 호칭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6위에서 3위로 급부상,테마섹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이 이끄는 테마섹은 최근 아시아 기업 투자뿐만 아니라 ABN암로 인수전에도 참여하며 세계 경제의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위 자리를 메르켈에 내주고 2위에 머물렀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올해 4위로 밀렸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군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영향력도 18위에서 25위로 약간 낮아졌다.

인드라 누이 펩시콜라 회장(5위),영국 광산업체인 앵글로아메리칸의 신시아 캐럴 CEO(7위),곡물회사인 아처다니엘스 미들랜드의 패트리셔 워츠 회장(8위) 등 재계 인사들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번 포브스의 여성 파워 100명 중 경제 분야를 이끄는 이는 총 66명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10명의 이슬람국 여성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터키의 최대 다국적 기업 도간 홀딩을 경영하는 임레 바르마베크 부회장(88위)이나 아랍에미리트 점보그룹의 비드야 크하브리아 회장(97위) 등이 대표적 인물.자본주의의 확산으로 경제 분야에서 무슬림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기용한 여성 장관 알리오-마리(내무장관)와 크리스틴 라가르드(재무장관)도 11위와 12위에 랭크돼 막강한 여성 관료로 등장했다. 지난해 68위를 차지했던 한명숙 전 총리는 올해 총리직을 사임하면서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포브스는 매년 언론 노출 빈도와 조직 내 지위,경제적 영향력 등을 고려해 '세계의 파워우먼 100명'을 선정하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