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죄 등 중대한 범죄로 얻은 수익을 은닉ㆍ가장한 행위를 처벌할 때 앞으로는 강제력이 없는 추징 대신 돈을 내지 않으면 인신을 구속하거나 노역형으로 대신해야 하는 벌금형이 도입된다.

법무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행 범수법에서는 뇌물죄 등 중대범죄의 범죄수익에 대해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추징의 경우 피고인의 재산이 없으면 벌금형과 달리 환형유치할 수 없어 실질적으로는 강제 수단이 없는 실정이었다. 환형유치란 벌금이나 과료를 내지 못한 사람을 일정 기간 교도소 내에 붙잡아 두거나 노역장에서 매일 일정시간 노역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2006년 현재 추징금으로 집행하지 못한 액수가 24조원을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추징금의 99.8%가 미집행된 상태다.

법무부 국제형사과 관계자는 "그동안 '추징금은 납부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위법 정도에 따라 추징 대신 벌금형을 선고하면 범죄수익 환수에 대한 법집행 실효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