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영국왕립미술학교(RCA)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를 대거 영입키로 하는 등 유럽에서 디자인 경영의 승부수를 띄운다.
특히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던 디자인센터를 산업 디자인이 발달한 영국 런던으로 옮겨,영국을 유럽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기로 했다.
김종은 LG전자 유럽총괄 사장은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가전전시회인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07'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휴대폰과 평판TV에서 공격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펼쳐 명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의 매출을 2010년까지 120억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지난해 유럽 매출은 62억달러.4년안에 매출을 두 배로 신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유럽시장 공략의 전초기지인 영국으로 디자인센터를 이전키로 했다"며 "내년 초 부지를 확보하고 세계 최고의 디자인학교인 RCA 출신의 디자이너들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앞서 올해 초 네덜란드에 있던 유럽총괄 법인을 영국 런던으로 옮긴 바 있다.
LG전자가 영국을 글로벌 디자인 경영의 교두보로 삼은 건 신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국 소비자들의 특성 때문.특히 휴대폰의 경우 심(SIM)카드만 바꿔 끼우면 이통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GSM 방식인 데다,유럽 내 주요 이통사들(보다폰,O2,T모바일,오렌지)이 25%씩 시장을 분할하고 있어 이통사의 영향력이 세계에서 가장 약하다.
휴대폰 업체들로서는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무대인 셈.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초 초콜릿폰의 글로벌 론칭을 영국에서 진행,큰 성공을 거둔 후 초콜릿을 전 세계에서 히트시킬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이번 IFA 전시회에 차세대 프리미엄 휴대폰 전략모델인 '뷰티(viewty)'를 처음 내놓은 것도 영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한 후 한국에는 11월께 첫선을 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유럽시장에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000여만대의 휴대폰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최초로 HD(고화질) 방송을 송출하는 영국은 디지털 평판 TV 사업에서도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시장이다.
LG전자는 이번 IFA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유럽형 LCD TV '디자인 아트(Art)'와 '샴페인 홈시어터'를 앞세워 올해 유럽에서 40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베를린(독일)=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