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목소리가 있다.

'리틀 샵 오브 호러스'에서 사람이 아닌 살아있는 풀 오드리 2를 연기했던 그녀의 신비스런 목소리.

이미 많은 스타를 배출해 낸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로맨틱코미디 '프로포즈'에서 일인다역을 열연하며 발군의 노래 실력과 살아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매혹시켰던 그녀.

그리고 '블루사이공'에서 극의 분위기를 주도해가는 가수역을 맡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음성으로 푸른빛의 분위기를 이어갔던 그녀.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던 뮤지컬배우 김태희가 나라의 큰기쁨이 되라는 ‘태국희’라는 이름의 가수로 관객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뮤지컬 배우 김태희로 무대에 섰을 때 관객과의 만남은 극장안에서의 은밀한 데이트 같았어요. 가수 태국희가 된 지금, 이젠 관객을 넘어 대중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어요. 또 다른 흥분이 느껴져요. “

그 동안 많은 기획사로부터 가수 제의를 받고도 주저했던 그녀가 본격적인 가수로서의 길을 결심하게 된 것은 뮤지컬 '블루사이공'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소리를 다루는 법을 배웠고 발성과 창법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공부했다.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고, 곡을 준비하고, 녹음을 하며 지낸 지난 1년여간의 시간을 거쳐 드디어 대중에게 다가선 태국희.

이제 그녀가 대중에게 들려주는 목소리는 연기가 아닌 노래. 그것도 대중들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해 주는 성인가요다.

“ 노래도 연기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배우가 성인가요 가수로 활동한다니’ 하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전 결국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희로애락의 칵테일 같아요. 일상의 애환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대중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설레이고 기다려져요. ”

이번 싱글앨범에는 박춘석씨가 번안하고 김치켓츠, 패티김이 불렀던 ‘검은 상처의 블루스(Broken Promise)’를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씨의 우울하고 감성적인 기타 연주로 재편곡해서 불렀고, 타이틀곡 ‘바람에 흔들립니다’ 와 ‘화려한 착각’은 편곡자 황규동씨와 함춘호, 김동하, 이한진, 김현아 등 유명 뮤지션이 작업에 참여했다

이미 그녀의 노래를 접한 가요계 관계자들은 가창력과 무대매너, 뮤지컬 배우답게 곡을 자신의 색깔로 해석하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느낌 등 패티김을 잇는 대형가수가 기대된다는 호평이다. 카리스마 넘치고 힘있는 목소리의 선 굵은 여가수가 그립던 성인가요계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75 cm의 훤칠한 키, 당당하고 시원한 목소리, 모델 같은 늘씬한 몸매, 중성적인 마스크로 천의 변신을 보여주던 그녀가 이제 가수 태국희로써 관객이 아닌 대중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지 사뭇 기대가 된다. 그녀의 외모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태국희라는 이름처럼 대중들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가수로써 더 나아가 나라의 큰 기쁨이 되는 국민가수로써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