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로 국내 상장사들의 해외 사채 발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미 과거에 해외 사채를 인수한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보유물량을 털어내고 있어 관련 기업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해외 사채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해온 미국계 투자회사인 DKR오아시스와 Sunrise오버시즈 등이 그동안 보유해오던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최근 들어 잇따라 처분하고 있다.

특히 DKR오아시스의 경우 8월 들어서만 6개 상장사의 해외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팔거나 사채권 자체를 장외에서 매도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세지에 대해선 CB의 권리행사를 통한 주식 전환에 이어 상당수 보유 주식을 장내매도하면서 지분율을 10.40%에서 2.89%로 낮췄다.

넥서스투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보유 지분율을 종전 11.91%에서 9.90%로 축소했다.

조이토토엔터원의 경우는 이미 주식으로 전환된 물량을 장내에서 일부 팔면서 보유 지분율을 줄이고 있다.

이 밖에 UC아이콜스에 대해선 17.20% 지분에 해당하는 보유 BW 전량을 장외 매도했다.

파라웰빙스에 대해서도 보유 CB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처분했다.

Sunrise오버시즈는 초록뱀미디어 CB 물량 중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 매도했다.

이 투자회사는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인 케이알이 발행키로 했던 138억원 규모의 해외 CB를 받아가기로 계약했다가 두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아예 대금 납입을 포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전반적 신용경색과 투자회사의 유동성 위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사의 해외 사채 물량을 서둘러 팔면서 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