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드라마틱할 수 없는 한국인 입양아 '래런 베이츠'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마이 파더'가 개봉된다.

조각같은 외모를 가진 다니엘 헤니가 6세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 미군에 지원한 '제임스 파커'역을 맡았고,연기파 배우 김영철이 제임스의 사형수 아버지역으로 나온다.

제임스는 사형수인 아버지를 만나 깊은 부정(父情)을 느끼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을 발견한다.

아버지는 어머니 사진 한 장도 갖고 있지 않고,기타리스트로 일했다는 곳에서 그를 아는 사람마저 없다.

결국 아버지가 잔인한 살인마라는 것을 알게 된 제임스는 유전자 검사를 하게 되는데….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관객들이 진솔하게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많이 보여준다.

감동을 높이기 위해 사건을 인위적으로 과장한 흔적은 없다.

등장 인물들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공감할 만한 행동들을 보여준다.

가령 제임스는 아버지가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충분히 괴로워하고,제임스의 어머니는 상상했던 것처럼 그리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주지 못한다.

외모만 부각됐던 다니엘 헤니는 기대 이상의 열연을 펼친다.

감정을 조절하는 표정 연기는 여느 배우들 못지 않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앞니까지 바꾼 김영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 영화와 똑같은 실제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감동을 더한다.

다만 한 가지.실화인 만큼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지 않고 범인을 일방적으로 미화시키지는 않았는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9월6일 개봉.15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