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세계랭킹 43위·삼성증권)이 US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84억원)에서 7년만에 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이형택은 2일(한국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단식 3회전에서 영국의 20세 신예 앤디 머레이(19위)를 3-1(6-3,6-3,2-6,7-5)으로 꺾고 16강에 올라 4번 시드의 강호 니콜라이 다비덴코(4위·러시아)와 8강 티켓을 놓고 겨루게 됐다.

이형택이 메이저대회 단식 16강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0년 US오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 2004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2005년 프랑스오픈,올해 윔블던대회등 모두 네 차례 32강에 올랐던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첫 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4-3으로 앞서던 이형택은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빼앗으며 승기를 잡아 6-3으로 승리했다.

이형택은 2세트에서도 5-3으로 앞서 있던 9번째 게임에서 상대의 강서브를 잘 받아넘기면서 범실을 유도해 역시 6-3으로 이겼다.

3세트에서는 첫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게임스코어 1-5까지 끌려가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했다.

4세트에서도 머레이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한때 세계랭킹 8위까지 올랐던 머레이는 2-5로 뒤진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고 이어진 이형택의 서브 게임까지 따내는 등 5-5를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이형택은 매치 포인트를 두 번이나 잡고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이형택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스코어를 6-5를 만든 뒤 마지막 상대의 서브 게임에서 먼저 한 포인트를 내줬지만 이후 내리 4포인트를 따내며 2시간40분의 혈투를 끝냈다.

이형택의 16강 상대 다비덴코는 아직까지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은 없지만 2005년 프랑스오픈,2006년 US오픈,올해 프랑스오픈 등 총 세 차례 메이저대회 4강에까지 이름을 올렸던 강호다.

투어에서 10승을 거뒀으며 현재 세계 랭킹은 4위다.

이형택은 다비덴코와 지금까지 3번 맞붙어 1승2패로 상대 전적에서는 뒤지고 있다.

2002년 독일에서 열린 챌린저대회에서는 이형택이 2-1로 이겼으나 이후 투어 대회에서 2003년과 올해 두 번 싸워 모두 0-2로 무릎을 꿇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205㎝의 장신 존 아이스너(미국)에 3-1(6-7<4-7>,6-2,6-4,6-2)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합류했고 앤디 로딕(미국)도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을 3-0(6-3,6-2,6-0)으로 완파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 우승자 마리아 샤라포바(2위·러시아)가 단식 3회전에서 30번 시드의 아그니스카 라드완스카(폴란드)에 1-2(4-6,6-1,2-6)로 져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