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끝난 지 2주일이 넘었지만,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진영 간 '전쟁'은 마침표가 없을 전망이다.

오는 19일까지 예정된 16개 시·도당 위원장 선거,공석인 최고위원 3명과 13개 사고 지구당 당협위원장 선출 등 갈등 요소가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18대 총선 공천문제를 놓고 벌써부터 '이-박 대리전'이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시·도당 위원장 격돌=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상당수 시·도당 위원장(선출)은 합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선이 아닌 합의 방식을 선호한 것이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재연돼선 안 된다는 차원이다.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 양 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 자리가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기초 의원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내 기반을 확고히 하려는 이 후보 측과 총선 공천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박 전 대표 진영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 후보가 합의 추대 의향을 밝혔음에도 불구,상당수 지역은 경선 실시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이 후보 캠프에서 공성진 의원의 추대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현 위원장인 박진 의원과 박성범 의원 등도 도전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경우,이-박 측 대표선수가 맞붙게 됐다.

현 위원장이며 이 후보를 지지한 남경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 박 전 대표 측 선대위 부위원장이었던 이규택 의원이 2일 도전을 선언했다.

대구는 박 전 대표 측 박종근 현 위원장이 유임을 바라고 있지만,이 후보를 지지했던 안택수 의원이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은 이 후보 측의 이병석 의원이 의욕을 나타내고 있고,박 전 대표 측 이인기 의원이 맞대응 채비를 하고 있다.

충남은 이 후보 측 홍문표 의원과 박 전 대표 측 이진구 의원이,충북은 이 후보 측 심규철 전 의원과 박 전 대표 측 윤경식 전 의원이 각각 맞서고 있다.

◆총선 공천 대결=이 후보 캠프의 상당수 비례대표 의원들과 참모들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박 전 대표 측과 '공천'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캠프 대변인을 했던 진수희 의원은 서울이나 고향인 대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박 전 대표 측 김용갑 의원 지역(경남 밀양ㆍ창녕)을 노리고 있다.

윤건영 의원은 경북 고령에서 박 전 대표 측 경북지역 책임자인 이인기 의원과 공천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배용수 공보단장,박영준 수행부단장,강승규 미디어홍보단장 등이 연고지에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비례대표인 이주호 박찬숙 안명옥 황진하 의원 등도 지역구에서 나설 예정이다.

홍영식/김인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