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사태가 해결되면서 노무현 대통령(얼굴)이 대선정국에서 '정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손학규 대통합 민주신당 경선후보를 공개 비판하는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영화 관람으로 40여일 만에 처음으로 청와대 밖의 비공식 일정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토요일인 지난 1일 서울 명동의 롯데시네마를 찾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했다.

문재인 비서실장과 변양균 정책실장,백종천 안보실장 외에 안보실 비서관들이 모두 함께했다.

아프간 사태 해결에 따른 격려차원이라는 게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여름휴가를 취소한 것은 물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8·15경축식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청와대 밖으로 나서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영화 감상 후 "가슴이 꽉 막혀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 31일 범 여권 대선후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후보 측에 대한 비판과 함께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 및 언론과의 갈등에 대해 50여분간 열변을 토했다.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감도 안되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또 "요즘 정치가 가관"이라며 "3당 합당을 틀린 것이라고 비난하던 사람들이 그 쪽에서 나와서 범여권으로 넘어온 사람한테 줄서서 부채질하느라 바쁘다"며 손 후보 측을 비판하는 등 모처럼 만에 정치현안에 대해 입을 뗐다.

노 대통령은 이번 주에는 남북 정상회담 자문위원단과 간담회를 갖는 데 이어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 기간 중 미국,중국,러시아 등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가질예정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