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연 8%대에 다가섰지만 금리 고공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예금 이탈에 대한 대응책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중 한 차례 더 콜금리 목표치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로 인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끌어쓴 사람,그 중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이자뿐 아니라 원금도 동시에 상환해야 하는 대출자들의 고통이 심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곧 8% 돌파할 듯

금융계에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연 8%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91일물 CD 금리는 한은이 콜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달 9일 연 5.10%에서 5.21%로 0.11%포인트 급등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연 5.29%로 올라 5.3%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6년 만의 최고치다.

이는 은행들이 저원가성 예금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단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D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8월 말부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 가라앉고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은행들의 CD 발행 확대→CD 금리 상승→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양상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께 콜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릴 경우 최고 금리 기준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곧바로 8%대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은행별 최고 금리는 국민 연 7.74%,신한과 우리가 각 연 7.68% 등이다.

◆원리금 동시 상환 고통 극심

대출 금리가 뛰면 대출을 쓴 사람은 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를 더 내야 해 부담이 커지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리금 분할상환에 들어가는 대출자들의 상환 압박이 심각할 전망이다.

2004년 하반기부터 3년 거치,이후 원리금 장기균등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아 쓴 사람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는 원리금을 동시에 갚아야 하는 사람이 급증하게 된다.

은행에서 연 6% 금리에 1억5000만원을 빌렸다면 거치기간 중에는 매달 75만원의 이자만 내면 된다.

거치기간이 끝나면 이자와 원금을 합쳐 117만4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다 최근 두 달 동안 금리가 0.5%포인트 오른 만큼 연간 50만원의 이자부담이 늘게 된다.

월간으로 대략 4만2000원이다.

거치기간 종료와 금리인상에 따라 월 상환액이 75만원에서 122만원가량으로 뛰게 된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최고 금리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 후반이지만 대부분의 대출자들이 각종 혜택을 받고 있어 실제 부담 금리는 연 7%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용카드,급여이체,공과금 자동이체 등을 활용하면 각각 0.1~0.2%포인트의 금리 우대가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