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中서 빛바랜 섬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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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 진산(金山)지역의 의류업체 이화(宜華) 공장.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도는 데다 습도가 높아 사우나를 방불케 하지만,이 공장 근로자들은 땀 닦을 짬도 내지 못한다.
주문받은 추동의류의 납기를 맞추느라 달포 전부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연간 600만여벌의 옷을 생산,전량 해외로 수출한다.
하지만 이곳 어디에도 '섬유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궈쥔(郭均) 무역부장은 "2~3년 전까진 한국에서 원단을 수입했지만 이젠 100% (중국) 내수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원단 가격이 중국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데 반해 품질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상하이 칭푸(靑浦)에서 숙녀복공장을 운영하는 한국투자기업 '중영'도 같은 이유로 한국산 원재료 수입을 최근 중단했다.
최대 섬유 생산·소비국인 중국에서 '한국 섬유'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섬유산업은 그동안 물량떼기와 가격경쟁력이란 무기로 한국섬유의 목을 졸라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품질면에서도 결코 만만한 상대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을 '한국섬유 르네상스'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한국업체들의 포부가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많다.
상하이의 한 패션업체 법인장은 "디자인을 제외하곤 중국에서 '섬유한국'을 내세울 게 이젠 별로 없다"며 "수평적 입장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하이에 진출한 국내 패션·섬유업체들의 경우 올 들어 공장설립 등 직접투자액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현지조달,현지 위탁가공 방식으로 중국사업을 변화시킨 결과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섬유부문 무역역조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중국에 16억62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29억27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사정이 이렇게 악화됐지만 중국을 빼고 한국 섬유산업의 미래를 얘기할 순 없는 게 현실이다.
중국의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섬유 한국'의 현실이 애처로울 따름이다.
손성태 산업부 기자 mrhand@hankyung.com
주문받은 추동의류의 납기를 맞추느라 달포 전부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연간 600만여벌의 옷을 생산,전량 해외로 수출한다.
하지만 이곳 어디에도 '섬유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궈쥔(郭均) 무역부장은 "2~3년 전까진 한국에서 원단을 수입했지만 이젠 100% (중국) 내수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원단 가격이 중국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데 반해 품질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상하이 칭푸(靑浦)에서 숙녀복공장을 운영하는 한국투자기업 '중영'도 같은 이유로 한국산 원재료 수입을 최근 중단했다.
최대 섬유 생산·소비국인 중국에서 '한국 섬유'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섬유산업은 그동안 물량떼기와 가격경쟁력이란 무기로 한국섬유의 목을 졸라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품질면에서도 결코 만만한 상대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을 '한국섬유 르네상스'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한국업체들의 포부가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많다.
상하이의 한 패션업체 법인장은 "디자인을 제외하곤 중국에서 '섬유한국'을 내세울 게 이젠 별로 없다"며 "수평적 입장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하이에 진출한 국내 패션·섬유업체들의 경우 올 들어 공장설립 등 직접투자액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현지조달,현지 위탁가공 방식으로 중국사업을 변화시킨 결과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섬유부문 무역역조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중국에 16억62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29억27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사정이 이렇게 악화됐지만 중국을 빼고 한국 섬유산업의 미래를 얘기할 순 없는 게 현실이다.
중국의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섬유 한국'의 현실이 애처로울 따름이다.
손성태 산업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