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배당 등으로 1조5469억 회수…세금은 한푼도 안낼듯

론스타펀드가 HSBC와의 계약대로 외환은행을 매각하면 궁극적으로 5조원 이상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외환은행에 2조1000억원가량 투자한 론스타는 이미 배당과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1조5000억원 정도를 회수했으며 지분 51.02%를 HSBC에 5조9000억원에 팔기로 했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투자한 지 4년 만에 5조원이 넘는 '대박'을 터뜨렸지만 한국에 내는 세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에 5조원 대박

론스타는 얼마를 벌었을까.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한 원금은 2조1548억원이다.

우선 2003년 10월 외환은행 지분 51.05%를 1조3832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또 지난해 6월 콜옵션을 행사해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이 가진 외환은행 주식 14.1%를 7726억원에 사들였다.

론스타는 올해 초부터 회수를 본격화했다.

올 2월 초 외환은행으로부터 주당 1000원씩 배당받아 세금을 빼고도 3542억원을 거둬들였으며 지난 6월엔 외환은행 주식 13.6%를 팔아 1조1927억원을 회수했다.

현재까지 손에 쥔 돈만 총 1조5469억원으로 투자 원금의 71.8%에 달한다.

여기에다 이번에 HSBC에 51.02% 지분을 63억1700만달러,약 5조9373억원(1달러=939.9원)에 매각키로 함으로써 회수액 총액은 7조4842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건이 성사된다면 회수액에서 투자 원금을 뺀 순이익은 5조3294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1월31일까지 주식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HSBC로부터 1억3300만달러를 추가로 받게 되며 주식 인수가 내년에 완료되는 만큼 계약서 상의 합의에 따라 론스타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배당을 챙길 가능성도 있다.

◆세금은 한푼도 안 낼 듯

막대한 이익을 거뒀지만 론스타는 세금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벨기에에 LSF-KEB 홀딩스를 세운 뒤 주식을 매매했는데 벨기에의 경우 조세 조약에 따라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선 거주지국(벨기에)이 과세권을 갖기 때문.론스타는 지난 6월 외환은행 지분 일부 등을 매각한 뒤에도 "한국 내 투자는 벨기에 법인을 통해 이뤄졌으며 한·벨기에 조세 조약에 근거해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며 "다만 외환은행 매각 차익 중 1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론스타의 '스타타워' 매각 차익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 조사를 거쳐 과세한 것처럼 이번에도 세무 조사를 통해 LSF-KEB 홀딩스를 '페이퍼 컴퍼니'로 판정하고 양도 차익의 실질 귀속자가 미국의 론스타 펀드(투자자)라는 점을 밝혀내도 역시 과세할 수 없다.

한·미 조세 조약에 의해 주식 양도차익은 미국이 과세하도록 돼 있어서다.

하지만 국세청은 강력한 과세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 법인인 론스타코리아가 외환은행 등을 사고파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한국 거주자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