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00만위안 넘는 대형 프로젝트 4건 수주고급화.현지화 주효

"회사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부엌가구 중심의 경영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에넥스 박진호 대표(45)가 경영사령탑에 앉은 것은 지난해 1월.아직 만 2년이 안된 셈이다.

KT 위성사업단에서 무궁화 3호 발사기술부장으로 근무하다 2002년 5월 상무로 입사한 박 대표가 2세 경영자로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에넥스는 '제2의 도약'시대를 열고 있다.

"회사 경영이 직장생활보다 열 배는 힘든 것 같다"는 박 대표는 "하지만 일에 빠져 살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틈나는 대로 충북 영동 공장을 찾는 박 대표는 현장을 꼼꼼히 챙기고 직원들과 터놓고 소탈한 대화를 나눈다.

직원들에겐 "부족하다"며 늘 자신을 낮추는 경영자다.

"제가 특별히 하는 일 있나요.

그저 직원들이 열심히 일 하도록 방해 요소를 없애주는 게 전부인걸요."

하지만 박 대표가 중국시장에 대해 갖는 애착은 남다르다.

중국은 앞으로 회사의 주력 시장이 될 곳인 만큼 자주 현지를 방문해 생산라인과 경영전략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른 시일 내 '에넥스'를 중국 최고의 부엌가구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중국 공장 가동 3주년을 맞은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중국시장과 공장을 둘러보고 왔다.

박 대표는 "항상 갈 때마다 느끼지만 중국 시장은 매력있어 놓칠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장은 2004년 8월 허베이성 랑팡시 경제특구 내 3만9600㎡(1만2000평)의 부지에 6600㎡(2000평) 규모의 공장을 짓고 현지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중국시장 판매량 증가로 최근 6600㎡ 규모의 UV(자외선) 도장공장을 새로 완공,UV도장 제품의 중국 내 일괄생산시스템을 갖췄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선양 칭다오 등지에 10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베이징을 포함한 화북지역에서 독일 이탈리아 등 외국업체들을 제치고 중국 커바오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중국 공장 매출 목표 10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수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000만위안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4건이나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웨청궈지 2차 현장(900가구)도 1차 현장에 이어 수주했다.

특히 1,2차 현장에 중국 1위 업체 커바오가 납품한 베이징 리장신청의 3차부터는 에넥스가 공급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에 대해 박 대표는 고급화 및 현지화 전력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통상 1485㎡(450평) 규모로 대형화하고 단독 전시장 체제로 특화했다.

100여명이 넘는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에넥스의 조직문화를 배우도록 교육·연수를 시켜 '현지 직원의 에넥스화'를 실현했다.

또한 고급가구거리에 매장을 내고 최고 수준의 전시장과 고품질의 제품을 내놔 명품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박 대표는 "앞으로 중국시장이 에넥스의 주력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 성공을 디딤돌 삼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중동 등지로 시장을 확대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000만원대의 고가브랜드 '오페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며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 세운 경영목표가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