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세지마 류조 前이토추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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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현대사 막후 실력자… 오일쇼크 등 족집게 예측도
일본의 이토추 종합상사를 일궈낸 주역이자 한·일 현대사의 막후 실력자로 알려진 세지마 류조 전 이토추 회장이 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38년 육군대학을 수석 졸업한 뒤 일본군 대본영의 육군 참모를 지낸 그는 종전 후 소련군 포로가 돼 11년간 억류생활을 하다 귀국,1958년 이토추 상사에 입사했다.
주로 항공기 분야에서 일하다 1968년 전무로 승진했으며 이스스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제휴를 성사시키는 등의 성과를 올리며 부사장,부회장을 거쳤다.
1978년부터 10년간 회장을 지낸 뒤 2000년 6월 특별고문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는 관동군 참모로 일했던 경험을 되살려 기업에 참모조직을 도입했다.
조직의 책임자로서 전 세계에서 수집한 정보력을 이용,섬유수출업체에 불과하던 이토추를 최대 종합상사로 끌어올렸다.
'정보의 달인'으로 불렸던 그는 특유의 선견지명을 발휘하기도 했다.
1967년 터진 중동전쟁이 6일 만에 끝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나 1973년 세계적인 오일 쇼크를 예측한 것이 좋은 예다.
그는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군부 출신 인사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수출 주도형 압축성장 전략을 자문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올림픽 유치를 조언하는 등 한국의 경제 정책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1983년 나케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의 밀사외교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권력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그는 한국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카소네의 친서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해 40억달러 차관을 미끼로 제공하기도 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군 참모와 시베리아 포로 생활을 거쳐 비즈니스맨이 된 뒤 정·재계에서 맹활약한 격동의 인생은 야마자키 도요코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불모지대'에서 실제 주인공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많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일본의 이토추 종합상사를 일궈낸 주역이자 한·일 현대사의 막후 실력자로 알려진 세지마 류조 전 이토추 회장이 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38년 육군대학을 수석 졸업한 뒤 일본군 대본영의 육군 참모를 지낸 그는 종전 후 소련군 포로가 돼 11년간 억류생활을 하다 귀국,1958년 이토추 상사에 입사했다.
주로 항공기 분야에서 일하다 1968년 전무로 승진했으며 이스스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제휴를 성사시키는 등의 성과를 올리며 부사장,부회장을 거쳤다.
1978년부터 10년간 회장을 지낸 뒤 2000년 6월 특별고문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는 관동군 참모로 일했던 경험을 되살려 기업에 참모조직을 도입했다.
조직의 책임자로서 전 세계에서 수집한 정보력을 이용,섬유수출업체에 불과하던 이토추를 최대 종합상사로 끌어올렸다.
'정보의 달인'으로 불렸던 그는 특유의 선견지명을 발휘하기도 했다.
1967년 터진 중동전쟁이 6일 만에 끝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나 1973년 세계적인 오일 쇼크를 예측한 것이 좋은 예다.
그는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군부 출신 인사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수출 주도형 압축성장 전략을 자문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올림픽 유치를 조언하는 등 한국의 경제 정책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1983년 나케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의 밀사외교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권력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그는 한국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카소네의 친서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해 40억달러 차관을 미끼로 제공하기도 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군 참모와 시베리아 포로 생활을 거쳐 비즈니스맨이 된 뒤 정·재계에서 맹활약한 격동의 인생은 야마자키 도요코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불모지대'에서 실제 주인공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많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