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4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여철 사장과 이상욱 지부장 등 노사 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차 본교섭을 갖고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임단협은 1997년 이후 10년 만에,현대차 노사협상 역사상 다섯 번째로 파업 없이 타결됐다.

노사는 △기본급 8만4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8%) △성과급 300%+200만원 △상여금 750% 지급 △내년 10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 시범실시(전주공장) 등에 잠정 합의했다.

회사가 전날 11차 본교섭에서 제시한 수정안에 비해 임금은 3000원 인상됐고,수용불가 입장을 보였던 상여금은 50% 추가 인상됐다.

노사는 또 막판까지 난항을 거듭했던 정년연장과 관련해 회사 수정안 대로 만 59세로 1년 늘리는 대신 '58세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노조가 요구한 무상주 지급과 관련해서는 조합원 1인당 30주씩 주기로 최종 결론을 냈다.

노조는 이에 따라 6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갖기로 했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협상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잠정합의안은 통과될 전망이다.

올해 노사는 전례없이 임단협 협상에 가속도를 냈다.

노조는 10일간의 쟁의조정기간 중에도 회사 측과 실무협의를 지속해갔고,파업찬반 투표가 가결됐는 데도 파업을 유보하고 본교섭 재개를 하는 등 이례적인 협상자세를 보였다. 회사 측도 노조의 협상결렬 선언 전 일괄협상안을 제시한 데 이어 파업찬반투표 하루 전 윤여철 사장이 직접 노조지부장을 찾아 본교섭 재개를 요청하는 등 노사 모두 무파업 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회사는 그러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해 이번 임단협에서 반드시 도입키로 했던 임금피크제가 노조 반발로 무산된 데 대해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과도한 임금 인상과 무상주 지급 등 노조에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