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한 올 임단협 안에는 임금 및 상여금 인상 외에 정년연장과 무상주 지급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노조는 '역사적인' 무파업 합의에 동참한 대가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인상과 함께 두둑한 선물 보따리를 얻어냈다. '명분없는 파업'을 하지않는 대신 실리를 얻은 것.

우선 정년 연장이 눈에 띈다. 노사는 정년을 현재의 만 58세에서 59세로 1년 늘리되 임금은 58세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노조는 그동안 정년 60세 연장을 요구해온 반면 회사 측은 59세로 연장하되 임금은 58세 수준의 90%만 지급한다는 안으로 맞서왔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지만 결국 노사의 안이 절충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한다는 내용도 사상 처음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할 경우 조합원들은 1인당 무상주 30주씩을 받게 된다. 회사 측은 "무파업 합의를 이끌어낸 데 대한 격려의 의미가 있으며 주인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금과 성과금,상여금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노사는 이날 기본급 8만4000원(5.79%) 인상과 성과급 300%,일시금 2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성과급은 이번 임단협 합의안이 최종 타결될 때 경영목표달성 명목으로 100%(임금.수당을 합친 통상급 기준)를 주고,추석 전과 연말에 각각 100%씩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상여금은 현재의 700%(통상급 기준)에서 750%로 올리기로 했다.

단협 안건 중 경영참여 논란을 빚어왔던 해외공장 신증설 및 신기술 도입문제의 경우 노조에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다만 고용에 영향을 주는 사안은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의결키로 했다. 또 노조가 요구해 온 주간 연속 2교대(심야근로 폐지) 근무제는 2008년 10월부터 전주공장에서 시범실시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회사 측 비용부담이 커진 만큼 조합원들의 생산성 향상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이번 합의로 조합원 1인당 임금이 490만원가량 인상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