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아리로 회사 차려 이직률 한때 0%

엠게임의 탄생은 대학 선·후배의 만남에서 출발한다.

권이형 사장은 1989년 중앙대 전자공학과 신입생 시절 당시 조교였던 손승철 회장을 만났다.

손 회장이 만든 전자공학과 컴퓨터 동아리 '셈틀'에 신입생인 권 사장이 가입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권 사장은 "기업체로부터 정보기술(IT) 관련 일감을 받아 처리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과 사무실에 컴퓨터를 장만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두 사람이 정성 들여 일궈 온 셈틀이 오늘날 엠게임의 전신이다.

동아리였던 셈틀은 1993년 회사로 탈바꿈한다.

96년 반도체장비 회사 매닉스로,99년에는 온라인 게임업체 위즈게이트로 변신을 거듭한다.

엠게임이란 이름을 단 때는 2003년이다.

이 무렵까지 손 회장이 고군분투할 때마다 그의 옆에는 항상 권 사장이 있었다.

손 회장과 권 사장은 일에 관한 한 찰떡 궁합이다.

두 사람은 20여년 동안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 주면서 회사를 키워 왔다.

손 회장은 강한 추진력의 소유자다.

무슨 일이든 일단 저지르고 본다.

반면 권 사장은 차분하고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다.

2006년 9월 손 회장이 해외 사업 등에 전념하기로 하고 권 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긴 것도 권 사장을 믿고 의지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게임업체 대표로는 드물게 밑바닥부터 경험하면서 대표까지 올라온 케이스다.

그는 "그동안 게임 개발부터 관리 서비스 운영 마케팅 등 안 해 본 업무가 없다"면서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바둑 게임 '넷바둑'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사내에서 '권사마'로 통한다.

탤런트 배용준씨를 일본인들이 '욘사마'라고 부르는 것에서 따 온 애칭이다.

한 직원은 "우리 사장님은 쌍꺼풀이 짙게 진 두 눈이 매력"이라며 서슴없이 그를 '권사마'라고 부른다.

IT 업체가 격의 없기로 유명하지만 엠게임은 사장을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분위기가 가족적이다.

최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로 사옥을 이전한 직후 권 사장은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회사 1층에서 도시락을 직접 나눠 준 것.그는 "가족같이 똘똘 뭉쳐 3년 안에 글로벌 넘버원 게임 포털로 도약하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에 임직원 260여명의 이직률은 다른 IT 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낮다.

한동안 이직률 0%를 기록한 적도 있다.

'엠게임은 연봉이 높지도 않고 복리 후생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임직원들이 회사를 거의 옮기지 않는 특이한 회사다.' 한 헤드헌팅 회사는 엠게임에 관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낸 적도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