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러시아를 철도로 연결하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남·북 종단 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의 연계 운행을 포함한 철도 현대화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3조루블(약 475조원)을 투입하는 장기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남·북한도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에 적극적이어서 한국의 남쪽에서 북한을 지나 시베리아를 관통,유럽 쪽으로 상품을 수송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경제 발전에 필요한 철도 인프라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이날 각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오는 6일 소집되는 관계장관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기존 철도를 개량하는 1단계 작업에 이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1만5800km의 철도를 신설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철도 신설에는 기존 베링해 노선에 3500km 노선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현재 러시아 철도공사는 지구를 두 바퀴 도는 거리인 8만km의 철도를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남·북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것도 러시아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야쿠닌 사장은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과 올 6월 가진 회견에서 "연내에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하산역을 잇는 철도 구간 현대화 사업에 참여키로 북한 당국과 합의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또 "남·북한과 러시아가 TKR와 TSR를 연결하기 위한 공식 3자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며 "나진~하산 구간 철도가 현대화되면 남한에서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 일부가 나진항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쿠닌 사장은 지난해 7월 김용삼 북한 철도상과 경의선(서울~개성~황해도 평산),청년이천선(평산~강원도 세포),경원선(원산~함흥~청진)을 통해 TKR와 TSR를 연결하기로 합의했었다.

남·북한도 올 5월 경의선과 동해선을 시험 운행,남북 종단철도의 연결 가능성을 보여줬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러시아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에 베링 해저를 통해 알래스카와 연결하는 사업도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베링 해저에 세계 최장인 102km짜리 터널을 뚫어 열차를 통과시키고 송유 및 가스관을 부설,미국에 시베리아산 석유와 천연 가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