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낮밤이 없이 활기차게 돌아간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까닭에 하루의 시간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이렇 듯 '잠들지 않는 도시'의 가장 큰 고민은 소음이다.

이 시끄러운 도시가 지난 7월부터 다소 조용해졌다.

소음단속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을 때도 1.5m 떨어진 승객에게 그 음악이 들리면 벌금을 물린다.

공공장소에서 라디오의 소리가 7.5m까지 들려도 단속대상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개가 낮에는 10분 이상,밤에는 5분 이상 짖는 것도 결코 봐주지 않아서다.

유럽의 도시들 역시 소음이 골칫거리이기는 마찬가지여서 '소음줄이기' 캠페인이 벌어지곤 한다.

현재 인구 25만명 이상인 도시는 모두 소음지도를 만들고 있는데,자동차 항공기 열차 등의 모든 소리를 컴퓨터로 잡아내 영상으로 보여준다고 한다.

이미 발간된 파리의 소음지도에서 힌트를 얻었다.

세계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소음공해는 인내의 한계에 이른 것 같다.

도시민의 분쟁건수 중 소음이 제일 많은 것이 단적인 예다.

소음은 단지 시끄럽다는 청각상의 문제만은 아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정서장애를 일으키는가 하면,심장병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보고서가 속속 발표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음문제가 심각해지자,우리 환경부도 소음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오는 12월 소음진동규제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노래방과 음악학원의 소음을 규제대상에 포함시키고,내년부터는 사육장의 동물울음 소리도 단속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몇년 새 급증하고 있는 민원 중에는,소음에 견디다 못해 귀마개를 착용하고서 생활한다는 하소연까지 들어 있을 정도다.

소음은 이미 쾌적한 환경을 해치는 주범으로 올라 있다.

앞으로 당국이 펼칠 소음관리대책이 주민들에게 '소음으로부터의 자유'를 안겨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