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의 경영권을 둘러싼 현 경영진과 개인투자자 간 분쟁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4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개인투자자인 손영태씨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1.03% 추가 취득,지분율이 6.48%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손씨는 지난 5월 탑엔지니어링 5.45%를 사들여 현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10.49%)인 김원남 사장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손씨는 조선 관련 비상장사인 케이씨의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다.

손씨는 "현 경영진은 안일한 경영으로 실적 부진을 야기했을 뿐 아니라 주주이익을 무시하고 있다"며 "추가지분 매입과 우호지분 확대를 통해 연말까지 경영진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손씨는 현재 대구지방법원에 주주총회 무효 및 주주명부 공개 등의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손씨는 "국내 발주처에 안주하는 경영으로 2005년 72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410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데 이어 올 상반기는 20억원의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며 "400억원 상당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현 경영진이 회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탑엔지니어링 경영진도 주식 소각,신규사업 진출 계획 발표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탑엔지어링은 최근 주가 부양을 위해 45억원 규모의 주식 소각을 결정한 데 이어 잉크젯 프린팅 사업에도 새롭게 뛰어들었다.

이관행 공동대표는 "잉크젯 프린팅 외에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