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 결과 민심을 앞세운 손학규 후보가 탄탄한 조직력의 정동영 후보를 54표차로 누르고 일단 본경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관심을 모은 친노 후보 경쟁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800여표차로 유시민 후보를 따돌리며 1위로 올라섰다.

본경선 진출자가 확정됨에 따라 이제 최대 관심은 박빙의 게임을 펼친 1위 손 후보와 2위 정 후보 간의 본선 싸움의 향배다.

3인의 친노 후보 간 단일화 성사 여부도 변수다.

이 결과에 따라 경선전은 비노인 손,정 대 친노 후보의 3각 대결 구도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

◆비노 대표주자 놓고 손,정 한판 대결=1위 싸움이 치열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1,2위 표차가 0.3%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다.

비노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또 한차례 피말리는 게임을 예고한다.

본경선 역시 민심(손 후보) 대 조직(정 후보)의 싸움으로 압축된다.

손 후보는 선거인단에서 정 후보에게 122표 뒤졌으나 여론조사에서 186표 앞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일단 대세론의 불씨를 살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손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며 대세론 확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본경선에서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 후보는 오랫동안 다져온 전국 조직을 풀가동하는 한편 적통성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손 후보와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 3인 후보 단일화될까=친노(親盧) 후보 경쟁에서는 일단 이해찬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유시민 한명숙 후보에게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단일화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

시기와 방법을 놓고 입장이 제각각이다.

모두 자신이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이 후보와 한 후보는 본경선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단일화 문제를 매듭짓자는 입장이다.

그래야 경선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유 후보를 '단일화 프레임'에 묶어 상승세를 차단하겠다는 계산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유 후보의 전략은 상반된다.

본경선 첫 4개 지역인 제주·울산과 강원·충북 지역을 돈 뒤 그때까지의 '성적표'를 들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바람몰이로 지지율을 올린 뒤 승부를 가리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이 입장차가 커 단일화 협상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결국 단일화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직력과 여론 모두에서 손,정 후보에게 밀리는 상황인 만큼 본경선 승리를 위한 후보 단일화가 절대 필요하다는 데는 세 후보 간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손,정 후보와의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 후보의 표를 합하면 1위인 손 후보보다 1000여표 많다.

◆호남 표심이 변수=29일로 잡혀 있는 광주·전남 경선이 전체 판세를 좌우할 첫 번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이 범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데다 세 번째 경선 일정이어서 이후 타지역 경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광주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노풍'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각 후보들은 이곳에 사활을 걸 태세다.

이재창/강동균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