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6일 유럽 선사로부터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1기와 1만2천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등을 1조2000억원 규모(13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이 중 FPSO 건조비용 4억달러를 전액 원화로 결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에도 노르웨이 선주사로부터 선가의 58%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화로 계약하는 다중통화계약을 도입한 적이 있지만, 건조대금을 전액 원화로 수주한 것은 국내 조선업계에서 처음이다.

조선업체들은 그 동안 대형 선박 수주로 들어온 거액의 달러를 외환시장에 풀어 그 때마다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요인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100% 원화로 수주를 하게 되면 이 같은 대규모 선물환 매도 충격은 낮출 수 있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원화 강세 시대임을 고려해 이번 원화 계약을 체결하면서 환차손 위험을 방지하고, 환헷지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환율 안정과 원화의 국제적 위상제고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에서 달러화 결제가 관례지만 그 동안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협상시 우위를 점해 이 같은 원화 결제를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향후 선박 수주시에도 원화결제 계약을 확대해 국내 조선업계가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수주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모범사례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올해 수주액이 152억달러를 기록, 세계 조선업계 사상 처음으로 150억달러 수주를 돌파했다. 연간 수주목표 150억달러도 초과 달성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