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규 상가들이 점포가 팔리지 않아 분양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6일 상가정보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지난달 중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근린상가들 가운데 7곳 307개 점포가 분양가를 인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가 분양가는 인근 신규상가 공급가격이나 개발 호재 등에 따라 하향 또는 상향조정되지만,이번처럼 대부분의 상가들이 대거 분양가를 낮춘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가가 조정되는 상가는 통상 한 달에 10개 정도였다.

이는 신규 상가들이 속속 공급되면서 점포 과잉공급으로 분양난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고분양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인하폭이 가장 큰 상가는 오산시 원동에서 분양 중인 근린상가 '지메이트'로 지난달 7일 분양가를 층별로 3.3㎡(1평)당 90만~700만원 내렸다.

이 상가는 1층 평균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 선이어서 최대 절반 가까이를 낮춘 셈이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유정프라자도 지난달 17일 1층 분양가를 3.3㎡당 100만~300만원 내리고 2층 이상 분양가도 수십만원씩 낮췄다.

동탄신도시에서 상가를 분양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중심상업지역 안쪽에 있는 상가들은 100만~300만원까지도 깎아주는 업체가 있다"며 "같은 동탄신도시에 있더라도 분양률 격차가 매우 커 위치가 안 좋은 상가들은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는 은평구 응암동 메트로럭스와 강동구 성내동 건영캐스빌 상가가 층별로 50만~310만원 정도 낮아졌다.

이처럼 신규 상가들의 잇단 분양가 인하는 무엇보다 공급 과잉에 따른 분양난이 원인이다.

상가분양물량은 계속 쏟아지고 있지만,분양받으려는 수요자가 좀처럼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정미현 상가뉴스레이다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살아난다고 하지만 내수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어 창업수요가 일어나지 않는 탓에 상가투자자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논란도 여전하다.

실제 상가를 임대했을 때 투자수익률이 은행이자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자체의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곳이 아니라면,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고사하고 오랜 기간 투자자금이 묶이는 피해 사례가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상가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분양가 협상을 잘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싸게 상가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분양가가 낮춰졌다는 것은 상가공급업체조차 해당지역의 상권 전망을 밝게 보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향후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될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