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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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직원 25%를 줄이겠다는 공약은 지키기 어려웠다.
그러나 고어의 주도로 8년간 혁신한 끝에 연방 직원 30만명과 1만6000페이지의 규제를 줄임으로써 1960년 이후 가장 작은 연방정부가 됐다.
지침은 간단했다.
'관료제 아닌 국민을 보호하라.규칙보다 결과를 장려하라.말 말고 행동을 하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마이 라이프'의 일부다.
그는 여기서 미국 내 현안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 위기,르윈스키 사건까지 재임기간의 일을 상세히 털어놨다.
백악관 일지를 비롯한 기록과 관계자들의 구술을 토대로 했다는 내용은 구체적이고 궁지에 몰렸을 때의 심경은 절절하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팩커드 회장 또한 '힘든 선택들'에서 일개 계약직 사원으로 출발,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됐던 자신의 삶과 생각,여성으로서 겪은 갈등 등을 생생하게 펼쳐냈다.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곧 '해보니' 어떻더라는 얘기다.
유명인일수록 관심을 끄는 건 일반인은 경험할 수 없고 그래서 모르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상상의 세계가 아닌,현실적인 시·공간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내 삶의 방향과 방법도 설정하는 것이다.
단순 보도나 예측만으론 이해하기 힘든 일이 너무 많아서일까.
근래엔 아예 일정기간 특별한 일을 체험해본 내용을 담은 '…해보니'류의 저서가 늘어난다.
미국의 여성 저널리스트가 써낸 '548일 남장 체험'(노라 빈센트)과 '중국산 없이 살아보는 1년'(사라 본지오르니) 등이 그것이다.
르포 내지 탐사보고서인 셈인데 소설보다 극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내용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특정사안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시킬 기회를 주는 셈이다.
자서전과 회고록이든 르포든 중요한 건 얼마나 정직하고 사실에 충실한가다.
부끄럽고 잘못한 일은 감춘 채 자화자찬과 변명으로 일관한 회고록이나 치열한 현장 취재 없이 적당히 짜맞춘 책을 보는 일은 괴롭다.
선거철을 맞아 출판기념회가 한창이다.
모쪼록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그러나 고어의 주도로 8년간 혁신한 끝에 연방 직원 30만명과 1만6000페이지의 규제를 줄임으로써 1960년 이후 가장 작은 연방정부가 됐다.
지침은 간단했다.
'관료제 아닌 국민을 보호하라.규칙보다 결과를 장려하라.말 말고 행동을 하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마이 라이프'의 일부다.
그는 여기서 미국 내 현안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 위기,르윈스키 사건까지 재임기간의 일을 상세히 털어놨다.
백악관 일지를 비롯한 기록과 관계자들의 구술을 토대로 했다는 내용은 구체적이고 궁지에 몰렸을 때의 심경은 절절하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팩커드 회장 또한 '힘든 선택들'에서 일개 계약직 사원으로 출발,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됐던 자신의 삶과 생각,여성으로서 겪은 갈등 등을 생생하게 펼쳐냈다.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곧 '해보니' 어떻더라는 얘기다.
유명인일수록 관심을 끄는 건 일반인은 경험할 수 없고 그래서 모르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상상의 세계가 아닌,현실적인 시·공간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내 삶의 방향과 방법도 설정하는 것이다.
단순 보도나 예측만으론 이해하기 힘든 일이 너무 많아서일까.
근래엔 아예 일정기간 특별한 일을 체험해본 내용을 담은 '…해보니'류의 저서가 늘어난다.
미국의 여성 저널리스트가 써낸 '548일 남장 체험'(노라 빈센트)과 '중국산 없이 살아보는 1년'(사라 본지오르니) 등이 그것이다.
르포 내지 탐사보고서인 셈인데 소설보다 극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내용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특정사안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시킬 기회를 주는 셈이다.
자서전과 회고록이든 르포든 중요한 건 얼마나 정직하고 사실에 충실한가다.
부끄럽고 잘못한 일은 감춘 채 자화자찬과 변명으로 일관한 회고록이나 치열한 현장 취재 없이 적당히 짜맞춘 책을 보는 일은 괴롭다.
선거철을 맞아 출판기념회가 한창이다.
모쪼록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