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단 母회사로 'SNU 홀딩스' 2008년 추럼

교수 연구성과로 수익… 고려.연세대도 검토

서울대가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지주회사를 설립,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활용한 수익 사업을 벌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 7월 국회에서 대학 내 산학협력단이 주식회사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진 일로 새 수익 창출을 통해 안정된 재정 운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립대인 연세대와 고려대도 지주회사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7일 "산학협력단을 모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SNU홀딩스'(가칭)를 이르면 내년께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관련 규정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를 위해 최근 '서울대학교 연구규정'과 '서울대학교 교원 창업기업의 학교에 대한 주식 기부에 관한 규정' 초안을 제정했다.

연구 규정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가 수행하는 연구 결과는 학교와 해당 교수가 공동 소유하며 지식재산권 및 사업화 문제는 양측의 협의에 의해 진행된다.

서울대는 또한 주식 기부에 관한 규정을 통해 교수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할 경우 6개월 이내에 이 사실을 학교에 통보하고 1년 이내에 자신이 가진 지분 크기에 따라 2~5% 범위에서 일정 비율의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학교에 기부하도록 했다.

규정에 따르면 교수들은 자신의 기술,지식,노하우 등을 이용해 창업을 주도하고 상근 이사나 기술담당 이사(CTO) 등의 직책을 맡아 회사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교수들이 세운 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확보한 SNU홀딩스가 자회사에서 나오는 수익을 통해 학교 운영 기금을 마련하자는 것이 이번 지주회사 설립의 가장 큰 목표"라며 "대학이 등록금이나 국고 지원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연세대와 고려대도 산학협력단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관영 고려대 산학협력단장은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재단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학교 발전을 위해서 지주회사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배 연세대 산학협력단장은 "지주회사 설립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법인 소속의 기존 사업체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통한 창업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