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 당국의 수장과 HSBC 서울지점의 고위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을 끌었다.

7일 아침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파이낸셜포럼(회장 김기환) 주최 김용덕 금감위원장 초청 강연회에서다.

김 위원장은 강연에 앞서 헤드테이블에서 HSBC 서울지점의 신명호 회장 및 사이먼 쿠퍼 대표와 함께 식사를 했다.

신 회장은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쿠퍼 대표는 김 위원장의 맞은 편에 자리를 잡았다.

식사를 하면서 김 위원장은 신 회장과 자주 얘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재정경제부 선후배로 신 회장이 행시 6회,김 위원장은 행시 15회 출신이다.

김 위원장과 신 회장이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비친 것은 HSBC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키로 계약을 마쳤다는 발표 이후 처음이다.

신 회장은 김 위원장의 강연 후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인적인 얘기를 나눴을 뿐 HSBC와 관련된 얘기는 한마디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감독당국 수장이 논란의 당사자와 마주한 것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다(李下不整冠)는데 김 위원장이 왜 그랬을까 의아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론스타 관련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외환은행 매각 승인에 대한 검토가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