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7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은 연쇄 회담 및 연설회 등을 갖고 '실익'을 챙기기 위한 활발한 외교전을 펼쳤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연설회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냈으나 큰 행사 때마다 되풀이해온 '말 실수'를 연발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역내 기업인 대상 연설회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DDA) 협정의 연내 타결과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회원국들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의 실언은 연설회 도중 잇달아 발생했다.

그는 먼저 'APEC'을 'OPEC(석유수출국기구)'으로 혼동하는 발언으로 참석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그는 연단에 올라 APEC 주최국인 호주의 하워드 총리가 자신을 소개해 준 것에 대해 "'OPEC' 정상회의 주최자로서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시는 즉각 실수를 깨닫고 "나는 내년에 OPEC 정상회담에 초대를 받았다.

APEC 정상회의(를 잘못 말했다)"라고 정정했으나 이미 청중의 폭소가 터져나온 뒤였다.

부시는 주최국 이름을 혼동하는 실수까지 범했다. 그는 지난해 하워드 총리의 이라크 방문을 언급하며 "이라크에 오스트리아(호주의 영어표현인 오스트레일리아를 잘못 말한 것)부대를 보내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해 다시 청중들을 당황케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