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하락으로 경고등이 켜지면서 죽을 쓰고 있는 반도체주들과 달리 LCD 관련주들은 오름세를 이어가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오전 10시3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000원 떨어진 57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경우 낙폭이 2.1%로 상대적으로 더 크다.

반면 LG필립스LCD는 사흘째 강세를 이어가면서 주요 IT주들 중에서도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주성엔지니어링과 네패스, 피에스케이 등 반도체 부품주들의 주가 흐름은 그리 탐탁치 않은 반면 테크노세미켐파인디앤씨, HRS, 우리이티아이 등 LCD 관련주들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하락하면서 당초 좋을 것으로 예상됐던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및 실적 전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때문에 주식시장이 꾸준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반도체주들은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며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9월 상반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현물가격의 하락이 반영되면서 7~8% 가량 하락했다.

업체들의 재고 해소와 공급물량 증가, 델의 신규모델 출시 지연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현물 가격이 하락, 고정계약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낸드 가격 역시 지난달 20일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업계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이러한 부진한 흐름에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굿모닝신한증권이 반도체 업종의 단기 전망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이날 현대증권은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70만원과 4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이 증권사 김장열 연구원은 "D램 및 낸드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품가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했던 1조9600억원과 5260억원 보다 적은 1조8000억원과 4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한편 LCD 시장에서는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미국의 경기 부진으로 TV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같은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맥쿼리증권은 이날 LCD TV 유통채널 확인 결과 수요가 예상만큼 발생하고 있고 재고 수준 역시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이 전체 LCD TV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탓에 수요 부진에 따른 우려를 불러올 수 있지만, 지난 몇주간 LCD TV의 매출이 실질적으로 약해지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TV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할 경우 유통채널은 9월말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경우 유통점들이 제품 가격을 떨어트릴 수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는 예상보다 약한 미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우려는 이미 LG필립스LCD의 주가에 반영돼 있다면서 하반기 매출이 우려보다 나을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패널 가격도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다.

9월 상반기 IT 패널 가격이 전기 대비 1~3% 가량 상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는 패널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특히 노트북 패널 가격이 전망했던 것보다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이는 패널 공급이 부족한 상황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트북 패널 가격이 적어도 10월~11월까지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

현대증권 역시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었단 점에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