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가 나보다 우승 가능성이 더 많아요."

타이거 우즈(32·미국)가 1라운드 후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말했지만,'겸손'으로 들렸다.

세계랭킹 1위인 '황제'는 랭킹 9위의 최경주(37·나이키골프)에 비해 뭔가가 달라도 달랐다.

우즈와 최경주는 6일 밤(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레먼트의 코그힐CC(파71·길이 7326야드)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3차대회 BMW챔피언십 첫날 맞대결을 펼쳤다.

또 한 명의 동반플레이어는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첫날 스코어는 우즈가 4언더파(버디6 더블보기1) 67타로 공동 7위,최경주가 3언더파(버디4 보기1) 68타로 공동 12위다.

우즈가 간발의 차로 앞섰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1타 이상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즈는 드라이버샷을 평균 316.5야드(랭킹 4위)나 보내면서도 그 정확도는 71.4%에 달했다.

14개의 파4,파5홀 가운데 10개홀에서 페어웨이를 지켰다는 얘기다.

최경주의 311.0야드와 57.1 %에 비해 뛰어나다.

아이언샷 그린적중률도 66.7%로 최경주의 61.1%에 비해 앞선다.

지난주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우즈의 발목을 잡았던 퍼트도 이날은 완벽에 가까웠다.

우즈는 홀당 1.583개(랭킹 8위),총 25개(랭킹 3위)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무려 11개홀에서 1퍼트로 홀아웃했다는 뜻이다.

최경주도 홀당 1.636개,총 26개의 퍼트 수로 퍼트감이 뛰어났지만 역시 우즈보다 조금 떨어진다.

이날 우즈의 유일한 흠은 7번홀(파4)에서 나왔다.

10번홀에서 시작해 5번홀까지 버디만 6개 잡고 순항하던 우즈는 그 홀에서 더블보기로 주춤했다.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고,홀까지 112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피칭웨지로 친 어프로치샷이 '플라이어'(flyer:페이스와 볼 사이에 풀이 끼여 톱스핀을 야기하는 일)가 되면서 그린을 오버해버린 것.우즈는 그린 뒤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마저 짧아 4온2퍼트를 기록했다.

우즈는 그런데도 "7번홀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특히 퍼트가 잘된 것이 아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지난주 플레이오프 2차대회 1라운드 후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던 최경주도 우려와 달리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듯했다.

선두와 4타차이지만 남은 사흘 동안 얼마든지 상위권으로 치고올라갈 수 있는 위치다.

우즈,그리고 페덱스컵 랭킹 2위인 스트리커와 1,2라운드를 함께 플레이하는 것도 그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페덱스컵 랭킹 30위를 달리고 있는 조너선 비어드(29·미국)는 버디를 8개 잡은 끝에 7언더파 64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65명 중 공동 54위.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