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는 최고경영책임자(CEO)보다 역사가 아주 짧다.

2000년에야 미국 기업에서 처음 등장했으니까 이른바 '새천년동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경영을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도입 당시 COO의 역할은 CEO의 대내 업무를 나눠 맡아 기업 전반의 운영을 책임지는 한편 CEO의 독재적 경영구조를 제어한다는 것.때문에 COO는 CEO 다음의 '넘버투' 또는 '부사령관'이란 별명을 얻었다.

매우 독특한 포지션인 만큼 그 역할과 개념이 분명히 설정된 게 없이 임기응변으로 운영돼 온 것도 사실이다.

'라이딩 샷건'(네이션 베넷·스티븐 A.마일즈 지음,최경남 옮김,다른세상)은 이처럼 정설이 없는 COO를 체계화하고 자리매김하려는 최초의 시도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COO를 미국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경호 총잡이 '라이딩 샷건(riding shotgun)'에 비유한다.

마부 옆에 앉아 인디언과 무장강도의 공격으로부터 승객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로 마차는 기업,마부는 CEO 격이다.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풍부한 사례를 채집한 점이다.

현재 COO와 CEO들,전직 COO 뿐만 아니라 이들을 영입하는 이사회 멤버까지 인터뷰했다.

에드 잰더 모토로라 회장과 짐 도널드 스타벅스 사장 등 모두 24명의 경험을 통해 COO의 역할과 자질,훌륭한 COO 영입방법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잰더 회장의 COO 경험."넘버투라는 포지션은 상당히 고된 자리였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내가 맨처음 한 일은 스콧 맥닐리(당시 CEO)가 할 일이 무엇이고,내 역할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내 임무는 맥닐리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었다….내가 할 일은 계획을 실행(operating)하는 것이었다." 342쪽,1만7000원.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