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가 부족합니다" … "XX주유소로 부탁해"

내년 중반께면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이 나온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 업체인 페이지온의 장세영 사장은 7일 "인공지능 기술 에이전트 '아이봇' 개발이 끝나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6월이면 아이봇 전자제품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지온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내비게이션 등 전자제품에서 쓰이는 음성인식에서 진화한 것이다.

현행 기술은 단순히 사람 음성을 인식해 결과물을 화면에 띄워주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페이지온이 개발 중인 기술은 음성을 인식한 뒤 자연어 처리 과정을 거쳐 추론해 발언자 의도까지 파악한다.

에어컨을 예로 들면 현행 기술에서는 "온도 높여" "온도 낮춰"와 같은 직접적인 명령어만 인식한다.

페이지온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달라진다.

사용자가 "춥다"라고 말하면 에어컨이 이를 인식함은 물론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추론해 '춥다고 하니까 온도를 높여야겠다'는 결정을 스스로 내린다.

페이지온은 이 기술이 사실상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에 적용하고 음성 코드를 넣으면 사람과 대화도 가능해진다.

즉 "데이트 하기 좋은 카페가 어디 있지?"라고 말하면 내비게이션이 주변 정보를 뒤져 몇 개를 찾아준다.

사용자가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길안내를 시작한다.

장 사장은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주인공이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나오고,내비게이션이 알아서 '좋은 장소'로 안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페이지온은 서울대 전기공학부 98학번인 장세영 사장(28세)이 2005년 5월 재학 시절 설립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사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출신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현재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인공지능을 적용한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 내비게이션 등 자동차 관련 제품 생산업체인 디브이에스에 인수되면서 자금 문제를 해소하고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페이지온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동영상 사이트 맥스피디(www.maxpd.com)에서 아이봇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아이봇은 사용자가 맥스피디에서 조회한 동영상 내역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아이봇과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아이봇은 똑똑해진다.

디브이에스 관계자는 "아이봇은 쇼핑몰,내비게이션,홈네트워킹 등에서 사용자를 안내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