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즐거움은 선물로 배가 된다.
자그마한 포장에 마음을 담아 전달하면 서로 간의 장벽도 허문다.
올 추석에는 뚜렷해진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여느해보다 선물이 증가할 전망이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상품의 양과 질을 업그레이드해 소비자를 찾아갈 준비를 마쳤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은 추석에 대비해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최소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늘렸다.
생필품이나 캔요리 등 기존의 대중 선물세트뿐만 아니라 차별성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놓았다.
백화점들은 다양한 온리(Only) 선물세트로 승부수를 띄웠다.
한우와 자연송이 등으로 구성된 음식궁합 선물세트를 비롯 양식과 중식 등에 섞어 먹는 향신료를 모은 꾸러미,장인들이 전통방식으로 빚은 홍어와 어란 등 수산물 세트 등도 준비했다.
최대 효자품목인 정육선물세트 차림새도 풍성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라 한우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한우 갈비세트는 10% 정도 내렸고 냉장육도 7~10% 인하됐다.
백화점 측은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보유 물량을 대폭 늘렸다.
대형 마트들은 백화점과 차별화하기 위해 실속형 상품을 대거 내놨다.
지난해에는 3만∼4만원대를 실속형으로 준비했지만 올해는 1만∼3만원대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소비자의 불만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각오다.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들도 오프라인 매장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대대적인 판촉에 나설 계획이다.
GS홈쇼핑은 육류 굴비 과일 등 선물용 생식품류를 집중 판매할 방침이다.
G마켓 등 주요 온라인몰 업체들은 추석 선물을 미리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최대 70% 할인행사를 한다.
어차피 사야 할 선물이라면 예약 주문해 비용을 줄이는 것도 현명하다.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은 '집'과 '직장'에서 손쉽게 선물을 마련하고 추석 상차림을 준비할 수 있어 신세대와 젊은 부부 고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웰빙'과 '실속'형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웰빙트렌드를 대표하는 올리브유 및 포도씨유 등이 대거 나와 있고 참치캔 등 실용적인 1만∼2만원대의 선물세트들도 많다.
특히 CJ제일제당과 동원F&B 등은 선물포장을 한층 고급스럽게 바꾸고 가격을 낮추는 등 정성과 실속을 갖춘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품목별로는 홍삼 제품과 건강기능식품에서부터 비교적햄과 참치캔,유기농주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LG생활건강 등 생활용품업체들도 실속형 상품을 모은 선물세트를 내놨다.
특히 올해에는 샴푸,린스,치약,비누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을 모았다.
고품질 일 뿐더러 용기와 포장도 품격을 갖췄다.
노인들을 위한 컴퓨터,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호텔 뷔페권과 음식물처리기,진공포장지 등 이색 선물들도 눈길을 끈다.
진로와 두산 등 주류업계도 일품진로와 백화수복 등 고급 주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국순당은 백세주,보해양조는 복분자주 세트를 각각 마련했다.
조니워커와 윈저,발렌타인30년 등 유명브랜드 양주들도 선물용으로 나와 있다.
병당 1500만원으로 세계 최고가 코냑인 '루이13세 블랙펄' 3병도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은 와인세트도 어느해보다 풍성하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선물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은퇴한 부모가 골프를 배우고 싶어할 때는 휴렛팩커드의 PDA '아이팩 rx5965'가 제격이다.
추석 여행족들에게 길 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이나 아름다운 여행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이동 중 지루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유행에 민감한 자녀들을 위한 최신형 휴대폰 등도 추천할 만하다.
가족이 오랜만에 거실로 모였다면 고스톱 대신 건전한 비디오게임에 빠져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귀여운 게임에서부터 엄마의 명절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시원한 레이싱 게임,놀이도 하고 공부도 하는 일석이조 두뇌개발 게임까지 골라 즐길 수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