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이명박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당 운영에 대해 말을 아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7일 이 후보와의 회동에서 "화합하자,후보 중심으로 잘해 달라"고 언급한 상황에서 새 갈등을 초래하는 단초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의원은 9일 "박 전 대표가 (회동에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우리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후보가 어떻게 해나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의원도 "후보가 주인공인 만큼,진정성과 의지를 갖고 잘하는지를 지켜보고 잘 되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공감했다.

이날 이 후보가 '대선 D-100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와의 협력 문제에 대해 "이쪽 캠프에 있든,저쪽 캠프에 있든 유능한 사람은 언제든 함께 나갈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실천 여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도 당분간 공식적 외부활동 없이 '조용한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다만 19일까지 예정된 시·도당 위원장 선거나 공석인 최고위원 3명을 선출하는 문제 등을 놓고 '박측 배제'흐름을 보일 경우,양측의 갈등은 언제든 다시 표면화할 수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