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들었다.

'임신을 하면 매사 조심하고 나쁜 생각이나 거친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태교(胎敎)가 중요하니 피해야 한다는 것도 많다.

깨진 그릇에 담긴 음식이나 닭날개는 먹지 말고,나쁜 색깔 음탕한 소리는 보지도 듣지도 말고,화가 나도 험한 말을 뱉지 말고 남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미처 마음의 준비가 안된 채 임신하는 수도 있고,준비가 됐다 해도 옛말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엄마의 마음이 태아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얘기를 들었어도 당장은 임신에 따른 자신의 변화에 더 민감해지기 쉬운 탓이다.

입덧은 괴롭고 몸은 피곤하고 직장인의 경우 주위의 눈길도 부담스럽다.

첫아이일 때는 더하다.

신경이 예민해져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하거나 그 결과 스스로에 대한 거부감에 시달리는 수도 있다.

이러지 말아야지,참아야지 하다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해지는 일도 생긴다.

그러나 이런 일을 겪고 난 다음 태어난 아이를 키우노라면 당시 심리상태가 아이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 듯한 느낌이 든다는 여성이 적지 않다.

임신중 오래도록 초조하고 불안했던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는 왠지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것이다.

거꾸로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웠으면 아이 또한 침착하고 낙관적인 듯 여겨진다고 한다.

유전적 성격이나 후천적 환경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태아 시절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얘기다.

임신중 부부싸움이 잦으면 아기의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거나 청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임산부의 스트레스가 심하면 태아에게 가는 혈액량이 줄어 산소부족증 혹은 면역체계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태아라도 3개월만 되면 부모의 불화를 기억할 수 있다고도 한다.

태교의 힘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없다.

풍문만큼 직접적이진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임신했을 때 공부를 하거나 좋은 음악을 들었더니 아이의 발달 속도가 빨랐다는 식의 경험담은 수두룩하다.

정서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아기는 가족은 물론 사회 전체의 축복이다.

임산부에 대한 주변의 배려가 필요한 이유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