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의 부인 민혜경씨(52)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정치인의 아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민씨는 보이지 않게 뒤에서 뒷바라지하는 현모양처 스타일이다.

하지만 정 후보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고비에 처하면 항상 민씨가 함께했다.

정 후보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민씨와 지방의 산이나 강으로 떠난다.

'태극기를 휘날리며''화려한 휴가' 같은 영화를 관람하는 자리에도 꼭 아내를 동반한다.

민씨와 정 후보의 러브스토리는 정치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정 후보는 숙명여대 음대에 다니던 민씨에게 반해 개나리 한 다발을 들고 기숙사 앞에서 "민혜경 나와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사건으로 정 후보에겐 '개나리 아저씨'란 별명이 붙었다.

민씨의 부모님으로부터 "기자라서 사윗감 삼기 어렵다"는 답을 듣자 방송국에 사표를 쓰고 설악산으로 민씨를 '납치'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서울 사근동 셋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남편의 월급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때 민씨는 집에다 피아노 학원을 차리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20여년간 엄격하고 깐깐한 시어머니 수발은 물론 3명의 시동생까지 거둬 결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