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하지만 캐릭터 창작이나 이야기 구성 등에서는 좀 더 발전이 필요하죠.한국만의 문화 콘텐츠를 국제화시키는 작품에 도전해야 할 시점입니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문화 콘텐츠 국제컨퍼런스 '디콘(DICON) 2007'의 개막식 기조 강연에서 리오 추 MTV네트웍스 수석프로듀서(애니메이션 총책임자)는 이같이 강조했다.

리오 추는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부사장을 지내면서 '니모를 찾아서''타잔''토이 스토리''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거물급 인사다.

이날 '세계 경제를 위한 문화 콘텐츠 창조'라는 주제로 강연한 그는 콘텐츠의 국제화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상품성있는 작품을 만들어 산업을 선순환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라는 것.

"단 이 콘텐츠에는 그 나라의 특색있는 색깔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 개성을 글로벌 관객의 취향에 맞추려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죠."

그는 "'빼꼼의 머그잔 여행''뿌까' 등의 한국 작품을 봤다"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다져온 캐릭터 디자인과 색감 등의 제조 기술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개봉된 '심슨 가족,더 무비'도 사실 한국의 제작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죠.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서고 있는데,이는 전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극장용 등 대작 애니메이션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국내 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나 독창적 캐릭터 창출에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사실상 애니메이션 제작자와 투자자가 작품 기획에서부터 마케팅까지 함께 합니다.

한국도 전세계에 먹힐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투자 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또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심형래 감독의 SF영화 '디-워'가 "한국의 독창적인 캐릭터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 좋은 본보기"라며 "정말 빨리 '디-워'를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디콘'은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 기업가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아시아 최대 문화 콘텐츠 컨퍼런스.올해는 '창조적 기획''마케팅 전략''뉴미디어 전략' 등 3개의 소주제 아래 18개 세션과 CT포럼 등으로 11일까지 진행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