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국민의 99%가 이슬람 신자다. 그러나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공화국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세속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권인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선 '(이슬람) 형제 국가'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가 기운을 차린 터키는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정치적 발언권뿐만 아니라 금융과 건설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김창엽 주 터키 대사).

그러나 서구와 야당의 시각은 판이하다. '무늬만 세속주의'라는 입장이다. 7,8월의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공화국 건국 이념인 세속주의와 거리를 둘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선에서 선출된 AKP 소속 압둘라 굴 대통령 영부인이 공식 행사에서 착용이 금지된 히잡(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을 자주 쓴다는 점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것. 이런 논란은 유럽연합(EU) 가입에도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밑바닥 민심은 선거 결과대로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국민들은 집권당이 국영 기업을 사유화하는 등 친(親)기업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외자를 유치해 일자리를 대거 만들어내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세속주의 논란과 관련,차관급 자리의 투자진흥청 알파스란 코크마즈 청장은 "터키엔 술 마시고 기도도 제때 하지 않는 신자가 많다"며 "종교는 자유 아닌가"라고 말한다.

'무늬만 이슬람 국가'라는 뉘앙스로 들렸다.


공동기획 : 한경 . KITA 국제무역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