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산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학교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예일대 동문이라는 친밀감때문에 학력위조가 적발된 신정아씨와 더욱 각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으로 주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계에 몸을 담게 된 변양균 전 실장은 이후 예산처 등에서 요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2005년에서 2006년 6월까지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내기도 했으며 이후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실장으로 노대통령의 투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변 실장은 그동안 언론에 자신을 “30년 공직생활을 바르게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르기만해 보였던 공직자가 '가짜 예술인'과 연애편지를 주고받았으며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온 국민과 자신을 믿어준 대통령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아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그 개인은 물론이고 정권의 도덕성까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종이 한장 안 들어갈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완벽주의자'였던 변 실장도 후배임을 자처하는 여성 미대 교수의 유혹 만큼은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미대를 지원하길 꿈꿨을 정도로 미술 애호가였던 변 실장이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은 메일 내용에 대해 '아주 사적인 내용'이라며 내용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둘이 거의 동거수준이었다며 10년 전 린다 김 사건의 연서보다 훨씬 강렬한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1996년 4월 5일 이양호 당시 국방부 장관은 린다 김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랑하는 린다에게. 편지 잘 받았어요. 편지 말미에 린다의 결론, ‘당신을 사랑해요’가 모든 것을 감싸고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2000년 이 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김영삼 정부 시절 국방사업인 ‘백두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미 로비스트 린다김(김귀옥.54)이 이양호 전 장관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를 상대로 ‘애정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증폭됐다.

린다 김을 로비스트로 고용했던 E-시스템사는 응찰업체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했으나, 프랑스와 이스라엘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변 실장-신씨의 부적절한 관계 역시 고위 관료가 등장하는 스캔들이라는 점에서 린다 김 사건과 닮은 꼴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믿었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연루 의혹'을 알게되고 진노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난감해진 대통령은 "할 말이 없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 대통령은 11일 가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대체로 제 스스로의 판단에 대해 비교적 자신감을 가져왔고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는 그 문제에 대한 내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이 무너졌다.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