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보국(輸送報國).'

한진그룹을 창업한 고(故) 조중훈 회장은 한진이 우리 사회와 국가에 보답하는 길을 언제나 이렇게 표현했다.

수송 전문기업답게 한국의 물류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림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창업주의 경영철학은 2세 경영인인 조양호 회장으로 넘어가면서 한층 구체화됐고,이제 한진그룹 없는 한국 물류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한 한진그룹은 그동안의 수송보국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내외를 망라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송으로 나라에 보답한다'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 등이다.

육·해·공 각 분야에서 국내 최고 물류 기업이 모두 한진그룹 소속인 것.무분별한 확장을 통해 그룹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수송이란 특정 분야에 집중,최고의 물류기업을 만들어 냄으로써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고 조중훈 회장의 일념이 이뤄진 셈이다.

실제 '글로벌 톱10' 수송물류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한진그룹은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 항공노선을 개척할 때도 회사 이익만큼이나 국익을 생각한다"며 "한진그룹의 목표는 '강한 기업(Strong Company)'이 아닌 '좋은 기업(Good Company)'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경영과 장학사업

수송보국에서 시작된 한진의 사회적 책임은 나눔경영과 장학사업으로 옮아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총무부에 사회봉사단을 두고 2003년부터 '사랑의 끝전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 직원의 월급여에서 1000원 미만(임원은 1만원 미만)을 떼어내 사회봉사 활동기금으로 적립하는 것.회사도 임직원들이 후원한 금액만큼을 똑같이 출연한다.

이렇게 마련된 기금은 '다솜 나눔회' 등 사내 자원봉사단체의 활동기금으로 사용된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수송전문 기업의 특성을 살려 한진만의 독특한 나눔경영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장애인 최초 해외연수 프로그램인 '장애 청년 드림팀,6대륙에 도전하다'와 소아암 어린이 제주 체험 행사에 항공권 등을 지원했으며,㈜한진은 지난 4월부터 한진택배를 통해 미혼모 가정 등에 매달 제공하는 분유 및 기저귀를 전국 각지에 무료로 전달해주고 있다.

한진해운은 최근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가 모은 1만권의 도서를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무료로 운송해 줬다.

◆세계로 뻗는 나눔경영

한진그룹의 나눔경영은 각 계열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타고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눔경영이 펼쳐지는 곳은 바로 몽골.한진은 2004년부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교외에 위치한 바가누르 지역에 '대한항공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국제적인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진은 또 매년 몽골 장학생을 선발해 한국 대학 유학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한진은 항공물류기업의 특성을 살려 해외 재해구호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04년 용천역 폭파 사고로 북한 이재민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B747-400 특별기 2대를 투입해 구호품을 수송했으며,태풍 카트리나로 미국 남부지역이 초토화됐을 때도 특별기를 운항했다.

터키와 대만에서 지진이 난 1999년에도 특별 화물기를 보내 생수 등 구호품을 실어날랐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