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 따른 신용 경색이 지속되면서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1일 영국 파운드화 시장에서 3개월 만기 리보는 연 6.90%를 기록,199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외에서 달러화로 거래되는(유로달러) 리보도 3개월짜리가 연 5.7%로 높아졌다.

리보는 금융회사 간 단기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따라서 리보가 높아진다는 것은 단기 조달 금리가 그만큼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최근 신용위기로 신용도에 따라 붙는 금리(가산금리)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금융회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상당히 높아졌다.

기업들의 단기 운용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3개월 만기 CP의 경우 지난 7월 초만 해도 리보에 0.04%포인트의 금리가 붙었으나 최근엔 0.3~0.4%포인트로 상승한 상태다.

유럽 시장에서 현재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은 다임러 도이치텔레콤 폭스바겐 등 손에 꼽을 정도이며 나머지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무디스는 CP를 비롯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의 대규모 부도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계화 영향으로 현재의 신용위기 해결에는 아시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신용위기 극복에도 2년 이상 걸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